LG그룹 정기인사가 임박하면서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외부에서 발탁하는 기조를 유지할 지 시선이 몰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후 꾸준히 순혈주의를 완화하는 인사를 진행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홍범식 LG 전략기획팀 사장 등 외부인사를 영입해 핵심적 역할을 맡겼다.
24일 LG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LG그룹 인사가 이번주에 진행된다. 25일 LG유플러스·LG디스플레이, 26일 LG·LG전자·LG화학 등이 이사회를 열고 인사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뒤 세 번째로 진행하는 인사다. 이에 앞서 두 차례 인사에서 작지 않은 폭의 쇄신인사가 이뤄진 터라 이번에는 안정에 방점을 두고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코로나19 등 대외적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LG전자·LG유플러스·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도 안정적 인사기조에 무게를 싣는다.
예년보다 인사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여전히 구 회장의 외부인재 영입 여부는 LG그룹 인사의 최대 관심사다. 구 회장이 LG그룹의 순혈주의를 깨는 파격적 인재영입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LG그룹의 외부인재 영입은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정수헌 LG전자 MC사업본부 해외영업그룹장 부사장, 허성우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 부사장 등을 외부에서 발탁했다.
최근에도 윤형봉 전 티맥스소프트 글로벌사업부문 사장이 LGCNS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으로 영입되는 등 계열사 전반에서 인사의 문을 외부로 폭넓게 개방하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
LG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 LG 인사팀에 외부 출신 김이경 전무가 포함되면서 외부인재 영입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김 전무는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지냈는데 2018년 말 LG 인재육성담당 상무로 합류한 지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며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조만간 발표할 LG그룹 인사에서
구광모 회장이 신선한 외부인재 영입을 또다시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 회장은 LG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출신 인사를 데려오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2018년 취임 후 가장 먼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영입해 70년 만에 처음으로 LG화학에 외부출신 최고경영자를 앉혔다.
같은 해 정기인사에서는 홍범식 LG 경영전략팀 사장, 김형남 LG 자동차부품팀장 등이 영입됐다. 이들은 전기차 배터리사업, 전장부품사업 등 LG그룹의 신사업을 책임지는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LG그룹은 2019년에도 이창엽 LG생활건강 부사장, 김은생 LGCNS 부사장 등 두자릿수 외부인재를 그룹에 수혈했다. 최고경영자급은 없었으나 여전히 고위임원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LG그룹 인사에는 또다른 변수도 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계열분리다. 일각에서 구 고문의 계열분리로 LG그룹에서 외부인재 영입과 세대교체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시선이 제기된다.
구 고문은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오랫동안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해 왔고 2016년 말부터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그룹 경영을 책임졌다.
이 때문에 LG그룹 곳곳에 구 고문과 손발을 맞췄던 이들이 존재한다.
당장은 이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하지만 구 고문의 계열분리를 계기로 LG그룹이 중장기적으로 구 회장체제에서 영입한 인물들이 포함된 새로운 경영진 인력풀을 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