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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기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7일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실권)이 발생할 경우 이 부회장이 3천억 원 한도에서 일반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투자차익이나 지분확보 목적은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대규모 적자로 자본잠식에 빠져 유상증자를 하게 되자 이 부회장이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한도로 설정한 3000억 원은 이번 유상증자의 25%에 해당한다. 이 부회장은 사재로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이 일반공모를 통해 실제로 배정받게 될 주식규모는 기존 주주의 미청약 물량과 일반공모 경쟁률 등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에 대해 일반공모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상증자를 위한 신주발행 주식 수는 1억5600만주, 신주 예정 발행가는 발행가 산정 기준과 할인율 15%를 적용해 주당 7700원으로 책정됐다. 1주당 신주 배정 주식 수는 3.3751657주이며 우리사주조합원 우선 배정비율은 20%다.
구주주 청약은 내년 2월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우리사주조합 청약은 2월11일 진행된다. 일반공모 청약은 2월15~16일에 이뤄진다. 신주상장 예정일은 내년 3월2일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는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며 “하지만 대규모 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미청약이 일정부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 부회장이 기존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현대 삼성SDI로 13.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2대주주로 지분 7.8%를, 삼성화재가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원 우선배정비율 20%까지 감안하면 구주청약 지분은 약 42%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기관투자자들이나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회사의 유상증자 참여를 권유하는 것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삼성그룹도 이번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에 영업손실 1조5127억 원을 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3월까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상장폐지를 당할 위기에 내몰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500억 원 규모의 서울 상일동 본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12월부터 내년 11월까지 1년 동안 돌아가며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