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조선3사의 올해 4분기 수주를 분석해보면 한국조선해양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대우조선해양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은 수에즈막스(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액체화물운반선, 순수 화물적재톤수 12만~20만 DWT)급 원유운반선의 수주가 두드러진다.
조선3사 관계자들은 현재 다양한 선박의 건조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모두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선박을 집중 수주하는 것이 의도한 전략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수주 상황이 좋지 않아 선별수주를 할 겨를조차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조선3사에게 이런 집중수주가 나쁘지만은 않아 보인다.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조선사마다 각기 다른 선박의 수주에 집중하게 되면 물량 확보를 위한 영업경쟁이 완화하는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조선3사는 지난주(8~14일)에만 LNG운반선 없이도 20억 달러에 가까운 규모의 선박들을 수주했다. 조선사마다 다른 선박을 집중적으로 수주하면서 낸 성과다.
조선업계는 한국조선해양이 이런 집중수주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본다.
한국조선해양은 유럽에서 발주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하기 위해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의 경영진들이 그리스를 돌며 선주들과 만나기도 했다.
적극적 영업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은 16일 조건부 수주로 10척, 17일 확정물량 2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확보했다. 2020년 글로벌에서 발주된 초대형 원유운반선 30척 가운데 21척이 한국조선해양의 수주물량이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한국조선해양이 그리스에서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더 수주할 수도 있다”며 “올해 안에 수주척수가 25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대만 에버그린(Evergreen), 모나코 조디악마리타임(Zodiac Maritime) 등 컨테이너 전문선사들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여기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상당한 물량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13일 조디악마리타임의 6척을 따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선박시장의 동향을 들어 “대우조선해양이 하팍로이드의 12척도 이미 수주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