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영 기자 kyyharry@businesspost.co.kr2020-11-05 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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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선거 승리를 결정짓고 다음 대통령에 오르면 한국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지시각 4일 개표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역전하는 데 성공하며 당선이 유력하다.
◆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국내 경제 성장에는 상대적 ‘호재’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트럼프 정부와 비교해 한국 및 중국∙일본 등 주변국과 관계에서 달라질 점이 무엇일까?
▲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한국 경제성장률 상승에 상대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두 후보자 모두 미국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지만 세부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통상분야에서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크게 다른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주로 세계무역기구 등 기존에 구축된 국제기구와 세계 질서∙규범에 따른 통제, 다자주의를 선호한다.
이는 '미국 기업 우선'을 강조하며 고립주의도 마다하지 않고 외교와 통상 정책을 이어온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상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미국내 제조업을 강화하고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데 주력했는데 이 때문에 한국의 미국 무역수지 흑자폭이 축소된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을 때 국내 총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0.6%포인트에서 2.2%포인트 상승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는 연평균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을 때 기존 글로벌 교역질서 회복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수혜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열린 통상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수출기업에도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의 집권이 한국에 반드시 유리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며 달라질 정책변화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노동계의 자국내 영향력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때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대미 관계에서 신뢰를 강화해 공급사슬에 참여하는 기회를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 불균형 문제가 지속됨에 따라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확보와 수출 확대 정책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량을 늘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 바이든, 중국 경제압박에 한국 참여 요구할 수 있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동시에 신뢰를 잃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정부가 국가안보와 관련해 중국산업에 강한 견제를 해왔던 것과 관련해 기본적 기조는 이어가겠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을 놓고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문제에서 중국과 일대일 ‘대결’을 선호했다. 한국도 통상문제에서는 미국의 또다른 ‘거래대상’이라는 점에서 중국과 대결구도에 한국의 참여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동맹과 결속 강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중국 무역비중이 높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손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든 후보는 중국에 대해 무역에서의 국제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며 첨단기술 등 분야를 특정해 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편 한국에는 디지털 및 첨단기술 등에서 신뢰할 만한 공급사슬 구축에 협조를 요청하고 동맹국으로서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을 둘러싼 통상환경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중국 견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국의 산업통상분야 갈등은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무역체제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5일 ‘2021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한국에의 시사점 좌담회’에서 “바이든은 중국에 트럼프식 과세 부과는 아니더라도 동맹국과 연계해 중국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동맹국들한테 체계적으로 (중국과 단절을) 제안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바이든 한∙미∙일 3각 공조 요구할 가능성 있어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사이 관계에 관해서도 서로 다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일갈등과 관련해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2019년 7월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갈등과 관련해 “이미 북한 등 여러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데 얼마나 더 많은 일에 개입해야 하느냐”며 “한일 갈등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일 무역 갈등 이후 미국이 한 것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현상동결합의’를 제안한 것이 사실상 전부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이 한일갈등과 관련해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지냈던 시기의 외교노선을 따른다면 한일갈등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5일 ‘2021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한국에 시사점 좌담회’에서 “바이든은 상원의원 30년 중 외교위원으로 가장 오래 활동했고 오바마 정부에서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내며 외교와 동맹과 다자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후보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주변국인 한국∙일본과 3각 공조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한다는 면에서는 (미국) 민주당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전략적으로 중국 포위망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부통령 재임 시절 동맹 중심의 외교 및 안보전략을 고수했다. 2013년 12월에는 아베 전 일본 총리를 만나 한국과 관계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