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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공백 장기화, 면세점 대규모 공실 위기 직면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0-11-02 16: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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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사장 공백상황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업계를 대상으로 면세점 공실을 막기 위한 파격적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데 사장 자리가 장기간 빈자리로 남겨지면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대규모 공실이 발생할 위기에 놓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공백 장기화, 면세점 대규모 공실 위기 직면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전경. <연합뉴스>

2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구본환 사장의 뒤를 이을 인천국제공항공사 다음 사장이 올해 안에 임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르면 이번주에 새 사장 임명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초 예상보다 한 달 가량 늦은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해임안 건의부터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해임안 의결,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해임 통보까지 구 사장의 해임이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안팎에서는 10월 안에 다음 사장 선임 공고가 올라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11월 초 사장 선임절차가 시작되면 일러도 내년 1월에나 새 사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공기업 사장 선임에는 사장 공모부터 임명까지 3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구본환 전 사장은 2018년 12월 초 진행된 사장 공모를 통해 2019년 4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사장 공모 이후 꼬박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새 사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대규모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1여객 터미널 면세점을 운영할 다음 사업자를 내년 2월 안에 찾지 못한다면 면세점은 대규모 공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 터미널 면세점의 일부 매장은 이미 9월부터 공실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새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대규모 공실이 예상됐지만 롯데와 신세계면세점이 일부 매장을 내년 2월까지 연장해 운영을 하기로 하며 대규모 공실 사태를 우선 막았다.

하지만 이들의 계약이 끝나는 2월 안에 새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 그 이후 제1여객 터미널 면세점에는  대규모 공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제2여객 터미널은 2018년 개장해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1터미널 면세점사업권 입찰을 3차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다음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수의계약(상대를 임의로 선택해 체결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적절한 협상조건을 제시해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책임지고 협상을 이끌어야 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비어있어 수의계약 방식을 통하더라도 다음 면세점사업자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면세점업계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그동안 최소 고정임대료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아왔던 방식을 버리고 매출과 연동한 임대료를 받는 ‘매출연동제’를 도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동안 면세점업계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시내면세점에서 메워왔지만 코로나19로 시내면세점도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적자를 메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계약을 통해 기본 5년, 연장을 통해 최장 10년까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영업권이 주어지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로서는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 실적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다른 나라 공항면세점에 입점하기 위한 조건 등을 갖추기 위해 입점하는 이유가 더 크다”며 “조건을 완화하지 않으면 코로나19라는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들어갈 이유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를 대비해 관세청에서 받은 인천국제공항 입점 면세점 매출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 매출은 237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9.3% 줄었다. 

월별로 살피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2월 1165억 원, 4월 544억 원, 6월 237억 원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김 의원은 “인천국제공사는 입점한 면세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임대료 인하나 면제 등 임대료 책정방식의 변화를 통해 중견면세점의 생존과 일자리를 지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9월29일 해임됐다. 이후 임남수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이끌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은 수의계약으로 계약을 맺을 기업을 물색하고 있는 단계”라며 “사장 임명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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