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로 내부통제를 놓고 시험대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 증가를 이끌며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금감원 종합검사까지 무난하게 넘긴다면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환매중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하나금융투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종합검사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2일부터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약 4주 동안 진행된다.
금감원은 금융리스크 관리의 적격성, 투자자 이익 침해 불건전 영업행위, 내부통제 취약부문, 자본시장 공정질서 저해행위, 자본시장 인프라 기능의 적격성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에서 한발 비켜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내부통제 부실 문제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에,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에 엮여있다.
다만 투자금융(IB)부문과 관련해 대체투자 자산을 인수한 뒤 재매각(셀다운)하는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에 부당하게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혐의로 9월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 등 제재를 받은 점은 종합검사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감원도 투자금융(IB)부문을 중심으로 사전검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같은 시기에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고 있는데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은행이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면 지주 안에서 이 부회장과 하나금융투자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금감원은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과 관련해 하나은행에 매서운 칼날을 겨누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사기판매 의혹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소비자 보호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겸직체제로 운영하던 준법감시인과 소비자보호총괄(CCO)을 분리하는 등 소비자 보호체계를 강화했다.
하나금융투자 직원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규제, 금융소비자보호 등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고 자체 암행점검(미스터리 쇼핑)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8일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포럼에서도 “이번 포럼을 계기로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소비자 보호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순이익(2803억 원)을 넘어서며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 강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순이익 2880억 원을 냈는데 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7%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포인트 높아졌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의 기여도를 1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데 목표 달성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투입한 자기자본을 통해 얼마만큼 순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3분기 기준 하나금융투자 자기자본 이익률은 9.65%로 1년 전보다 1.11%포인트 올랐다.
이 부회장이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확대에 걸맞은 순이익 증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증권사로 성장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3월부터 하나금융투자를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함영주 부회장과 함께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