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외화보험 판매대급 급증을 놓고 소비자경보(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외화보험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라 소비자경보를 발령한다고 25일 밝혔다.
금융위는 외화보험 판매보험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 등 점검을 강화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제재를 내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외국통화로 이뤄지는 상품을 말한다. 보험사 10곳에서 21종류의 달러·위안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외화보험 판매액은 2017년 3230억 원에서 2019년 9690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 판매액은 7575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액의 78%에 이를 만큼 외화보험 판매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는 데 따라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투자심리와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보험사의 유인이 맞물려 외화보험의 판매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이 원화 환산시점의 환율에 따라 달라지고 일부 상품은 투자대상인 해외채권 수익률을 기초로 만기환급금 적립이율이 결정되는 등 상품구조가 복잡하다.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로 전가될 수 있어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데 보험사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에서 환율·금리 변동위험을 놓고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이 외화로 거래된다는 점을 빼면 일반 보험상품과 성격이 같다. 그럼에도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는 외화보험을 환테크 상품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외화보험을 가입하려는 소비자는 상품특성과 환위험, 금리위험, 적합성 판단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화보험은 보험금 지급시점이 특정돼 있어 계약을 해지하는 것 이외에는 환율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없고 해지할 때 돌려받는 금액이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한 기간에 환율이 오르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반면 보험금을 받을 때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줄어들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