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대모비스 분할법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에 논란이 일어 지배구조 개편을 중단했다.
김 연구원은 “보완의 핵심은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상장”이라며 “기존 분할합병에서는 회계법인이 평가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가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에 못 미쳐 논란이 됐는데 만약 현대모비스가 A/S부문을 상장하고 이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과거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를 시장에서 공정하게 평가받은 뒤 이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면 대주주에 유리한 방식을 채택했다는 기존 비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이 이 방법을 채택한다면 이후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법인 지분을 공개매수하고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이에 참여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정의선 회장 등 현대차그룹 대주주 일가가 보유할 수 있는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의 지분은 47.9%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은 현대모비스 분할법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법인 지분을 14.7% 보유하게 된다.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지배력이 34.1%까지 늘어난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모두 활용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각각 존속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존속회사는 존속회사끼리, 사업회사는 사업회사끼리 합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존속회사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사업회사 지분을 공개매수하고 대주주가 이에 참여하면 안정적 지배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 현대모비스 사옥. <연합뉴스>
김 연구원은 “이 시나리오는 사업적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현대모비스가 하고 있는 사업들의 많은 부분이 완성차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모듈조립사업은 완성차 생산공정의 일부분을 형성하고 있고 A/S사업도 완성차가 직접 하는 사례가 많다”고 바라봤다.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도 가능하다.
두번째 시나리오대로라면 ‘대주주→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존속회사 합병법인→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사업회사 합병법인’ 구조가 만들어진다.
정의선 회장 등 대주주가 보유할 수 있는 합병법인 지분율은 2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하면 대주주의 합병법인의 지분율은 30.4%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존속회사 합병법인이 보유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사업회사 합병법인 지분율은 26.4%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35.3%까지 늘어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여건은 과거보다 우호적인데 이는 주가 상승에다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한 덕분”이라며 “1차 지배구조 개편 당시 반발이 컸던 외국인들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하락한 점도 우호적 여건인데 2차 지배구조 개편이 주주이익에 정면으로 반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1차때와 달리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