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 컴투스 대표이사가 ‘서머너즈워’에 쏠린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매출 창출원을 확보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13일 컴투스에 따르면 송 대표는 최근 지분투자를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게임 지식재산(IP)을 확보하고 기존 게임 지식재산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컴투스는 올해만 기업 5곳에 지분투자를 했다. 2019년 데이세븐, 마나코어, 노바팩토리 등 게임 개발사 3곳의 경영권을 확보한 데 이은 행보다.
송 사장이 올해 지분투자를 결정한 회사는 대체로 유망한 지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컴투스는 1월 빅볼을 인수했는데 축구게임 ‘사커스피리츠’를 개발한 곳이다. 사커스피리츠는 2020년에 서비스 6주년을 맞이한 장수 게임이다.
5월에는 티키타카스튜디오 지분 57.5%를 사들였다. 2019년 생긴 신생 회사지만 이 회사에서 만든 ‘아르카나 택틱스’는 인기 웹툰인 ‘아르카나 판타지’의 지식재산을 이용한 게임으로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독일 게임사 아웃오브더파크디벨롭먼츠(OOTP)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아웃오브더파크베이스볼’ 등 탄탄한 스포츠게임 라인업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이에 앞서 컴투스는 1월 미국 스카이바운드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이곳은 유명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의 지식재산을 확보하고 있다.
송 사장은 게임 지식재산과 시너지를 내는 콘텐츠 분야로도 사업범위를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6월 동양온라인 지분 86.01%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이 회사의 바둑사이트 '타이젬'을 확보했다. 타이젬은 국내 바둑 인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바둑사이트다.
컴투스는 타이젬을 통해 스포츠게임 노하우를 온라인 바둑에 접목할 계획을 세웠다. 더불어 바둑대회와 중계서비스 등에 뛰어들 채비도 갖췄다. 2020년에 바둑리그팀 컴투스타이젬을 창단하기도 했다.
8월에는 클레버이앤엠 지분 30%를 사들였는데 이 회사는 청소년 대상의 크리에이터 관리와 디지털콘텐츠 기획에 특화됐다. 컴투스는 클레버이앤엠에서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등을 통해 향후 관련 사업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면서 중장기적 신성장동력도 얻기 위해 지분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게임개발뿐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라면 어디든 지분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이 컴투스의 지식재산과 사업범위 다변화에 성공한다면 '서머너즈워' 외의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는 2014년 서머너즈워를 출시한 뒤 안정적 수익을 거두고 있다. 서머너즈워 지식재산을 활용한 신작 게임과 소설·애니메이션 등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컴투스가 서머너즈워 외에 다른 장기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점은 항상 불안요소로 꼽힌다. 전체 수익구조가 서머너즈워의 매출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냈다. 이 해외매출액의 대부분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서머너즈워로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서머너즈워 매출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활동 증가와 출시 6주년 이벤트 등의 영향으로 2019년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컴투스도 2분기 연결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매출 1475억 원을 올렸다.
그러나 2018년과 2019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2년째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다. 서머너즈워 매출은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했는데 이를 상쇄할 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컴투스 관계자는 “서머너즈워의 매출비중이 높지만 컴투스는 스포츠게임과 캐주얼게임 분야의 지식재산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