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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카카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이석우 카카오 사장이 15개 시중은행과 손잡고 카카오톡에서 송금 서비스를 다음달 중순 시작한다.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 진출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톡의 송금서비스는 가상계좌에 선불충전한 금액을 카카오톡 내에서 회원끼리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이 서비스를 위해 15개 시중은행과 협의를 마쳤다.
카카오는 송금서비스와 관련해 “계좌번호를 몰라도 전화번호만으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어 모임 회비를 걷거나 경조사비 송금 등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18일 설명했다. 하루 최대 송금금액은 10만원으로 정해졌다.
카카오는 송금서비스를 바탕으로 향후 모바일 결제기능도 추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톡 가상계좌에 돈을 충전한 뒤 현금카드처럼 물건을 살 때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2011년, 중국의 알리바바는 지난해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입자 12억 명의 페이스북도 지난달 아일랜드정부에 정식 금융업 인가를 요청했다. 페이스북은 이 허가를 받으면 단일 통화권인 EU에서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카카오 사장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 기조연설에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당시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까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다양화로 이어졌다"며 "이제 이 콘텐츠를 국내 은행권 및 금융결제원과 협력해 모바일 이머니(e-money)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금융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 확대다. 이용자가 카카오톡으로 돈을 보낼 때 송금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카카오가 키움증권과 손잡고 카카오톡을 통한 주식거래 서비스를 이달 안에 시작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서비스로 카카오톡은 키움증권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의 송금서비스는 카카오톡이 3천5백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 성공을 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카카오에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내년 주식시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어 수익성 확대가 더욱 절실하다.
그런데 애초 카카오톡의 송금서비스에 18개 시중은행이 참여하기로 했지만 보안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부은행이 이탈했다. 공인인증서와 계좌를 한번 스마트폰에 입력해놓으면 이후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으로 지적됐다.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스마트폰 해킹이 이뤄질 경우 계좌정보 등이 통째로 유출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실제로 일어났다. 구글은 2012년 휴대전화에서 개인정보가 새나가는 문제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구글월렛’ 서비스를 중단한 적이 있다. 구글월렛은 휴대전화와 선불카드를 연계해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개인정보를 삭제해도 선불카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결함이 발견됐다.
따라서 기기를 잃어버리거나 중고폰으로 팔아 스마트폰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경우 문제가 심각해졌다. 새로운 이용자가 구글월렛을 다시 설치하면 기존 사용자의 월렛 계정에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카카오톡의 송금서비스에 대한 보안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카카오는 별다른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보안문제는 가상계좌를 은행서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계획”이라며 “금융결제원에서 은행들과 협상중이므로 보안문제는 금융결제원에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도 손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금융결제원은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문제는 불거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