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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의 한 장면. |
‘부라보콘 200원, 월드콘 300원, 88라이트 600원, 오락실 100원.’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한 그때의 물건들이다. 1980년대 후반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지금과 비교하면 가격도 착하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패션, 유통 등 소비시장도 복고 바람에 재빠르게 응답하고 있다.
케이블방송 tvN이 방송하는 ‘응답하라 1988’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 드라마는 첫 방송이 나간 지 4회 만에 시청률 8%를 돌파했다. 케이블드라마로 10% 시청률을 넘겼던 ‘미생’에 이어 또 다른 ‘대박’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 인기는 곧바로 소비시장에도 이어지고 있다. 1988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만큼 추억과 감성을 부르는 복고 마케팅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의 전작들이 1990년대를 배경으로 했던 점을 감안하면 같은 복고라도 현재와 시간적 격차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만큼 복고 마케팅의 효과가 훨씬 강력할 수 있다는 얘기다. 1980년대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은커녕 컴퓨터조차 없던 시절, 그야말로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나 다름없다.
CJ오쇼핑은 11월30일까지 '응답하라 쇼핑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198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사진을 모바일 앱의 이벤트 기획전에 업로드하면 매주 100명을 추첨해 뚜레쥬르 1만 원권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옥션도 '응답하라 그때 그 추억팔이' 기획전을 열고 추억의 먹거리에서부터 복고 디자인 패션용품과 가전 등을 최대 68%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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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션 기획전 '응답하라 그때 그 추억팔이' 카테고리 일부. |
'달고나 DIY세트’(4410원)를 비롯해 완제품인 '달고나 막대사탕 1봉'(2390원)도 올라있다. '쫄쫄이', '쫀득이', '별사탕' 등 80년대 추억의 과자류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제품들은 드라마 방영 전과 비교해 매출이 40% 이상 늘어났다.
주류업체들도 드라마 인기에 신났다.
하이트맥주는 크라운맥주를 22년 만에 한정판으로 다시 출시했는데 보름만인 16일 24만 캔 전량이 판매됐다.
크라운맥주는 현재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가 선보인 맥주다. 1980년대 오비맥주와 함께 맥주시장의 양대 산맥을 이뤘으나 1993년 단종됐다.
‘응답하라 1988’에서 크라운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이트진로는 한정판이 순식간에 동이 나자 추가 물량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제과·아이스크림 시장도 복고 열풍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빼빼로, 새우깡, 월드콘 등 장수제품들이 드라마 인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농심은 드라마 첫 장면에서 새우깡이 등장해 홍보효과를 봤으며 빙그레의 투게더 아이스크림, 롯데제과의 월드콘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밖에도 외식업계에도 꽈배기, 땅콩크림빵, 옛날통닭 등이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패션업계에서도 멜빵 청바지나 와이드 팬츠 같은 ‘촌스러운’ 복고풍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소비시장에는 “불황에 복고가 통한다”는 속설이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복고열풍이 연말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복고의 유행은 중장년층에게 아련한 추억을, 젊은층에는 신선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며 “아직 드라마 방영이 초반에 불과한 만큼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