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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0월 기업 동향과 전망-건설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0-10-06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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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택사업은 부동산 규제 강화기조로 건설사에게 중장기적 성장동력이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코로나19는 건설사 해외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10월 기업 동향과 전망-건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주요 건설사들은 단순 도급시공에서 나아가 수익성이 높은 개발사업을 준비하는데 분주하다.

사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을 강화하는데도 고삐를 죄고 있다.

개발사업 진행 속도와 스마트건설 기술의 확대는 건설사의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건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2020년은 현대건설에겐 더 없이 좋은 한해가 됐을지도 모른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 원이 넘는 수주를 따내며 경쟁사들에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이미 올해 국내수주 목표치였던 12조 원을 모두 달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과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등 주요 해외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해외 건설현장 원가가 상승하며 올해 1분기와 2분기뿐 아니라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전년 동기보다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건설은 다양한 부동산 개발금융 노하우를 지닌 금융권과 연대, 서울 구로구 쌍용차 서비스센터를 포함한 잇단 부지 매입 등을 통해 개발사업 확대를 위한 사전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개발사업은 부지 선정부터 분양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해 자금도 많이 들고 그만큼 위험을 동반한다. 하지만 성공하면 수익성은 도급공사보다 월등히 높다. 

풍부한 시중자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수요가 커져 개발사업의 위험성이 이전보다는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기존 사업이 순항하는 데다 자금력도 좋다. 

개발사업의 진행속도는 현대건설의 유일한 불안요소인 해외사업에서 불확실성을 줄일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공장에서 구조물, 설비 등을 미리 제작한 뒤 건설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건축과 프리캐스크 콘크리트 기술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건설 역량 강화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로봇활용 기술, 3차원(3D) 프린팅 기술, 사물인터넷 기술 등 다양한 스마트건설 기술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스마트건설 도입을 확대하면 인건비와 원가를 절감하는 데 크게 도움이 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의 미래를 바라보는 데 스마트건설은 중요한 포인트다.

◆ 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됐지만 이에 못지 않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용산역 민간역사 개발 등 굵직한 복합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HDC현대산업개발에게도 도전으로 여겨질 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85-7번지 일대의 15만m²에 이르는 부지에 최고 46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14개 동과 호텔, 업무시설 등을 짓는데 사업비가 2조5천억 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에 맞먹는 규모다.

건설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착공할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해 공공기여 부지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안에 행정절차가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성장성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도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다. 

최근 정부 부동산규제로 주택경기가 하강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HDC현대산업개발 실적도 감소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주택 분양실적과 도시정비사업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강점을 보이는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야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 GS건설

GS건설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서도 수처리사업, 모듈러건축 등 신사업 확장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경기도 안양 데이터센터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사업에도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사업은 통신과 보안 등 시공과 전혀 다른 전문성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안정적 전력공급과 통신연결, 냉각설비, 보안시스템 등이 요구돼 일반 건설사업보다 난도가 높다.

GS건설은 지금껏 데이터센터의 시공만 맡아왔는데 개발·운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을 전담하며 사업 노하우를 축적할 자회사를 만들 가능성도 나온다.

건설사업에 특화된 모기업과 다른 역량을 축적해 전문성을 쌓아가려면 목적과 기한의 정해진 일시적 특수목적법인만으로는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GS건설은 지금까지 엘리베이터, 수처리, 모듈러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모두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내외 데이터센터시장은 자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나서도 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시장은 2020년 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2025년까지 매년 16%가량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며 시장규모가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데이터센터시장 규모도 2018년 1830억 달러에서 2023년 4370억 달러까지 매년 19%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사업은 GS건설의 기업가치에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대우건설

KDB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의 한진중공업 인수 여부는 대우건설의 사업 전망에서 중요한 체크포인트로 꼽힌다. 

KDB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공개매각을 통해 올해 안에 한진중공업 지분 83.45%를 넘길 새 주인을 찾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KDB인베스트먼트가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중공업은 땅값만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산 영도조선소 등 개발 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인수에 성공하면 대우건설이 대규모 개발사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대우건설 기업가치 높이기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은 최근 부동산 개발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영도조선소 부지를 개발할 역량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0월 수원 망포동 일대의 농어촌공사 부지 10만㎡를 5744억 원에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부산 범일동 한진 물류센터 부지 개발사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자로 도약을 노린다.

대우건설은 대표적 스마트건설 기술인 모듈러건축의 적용범위를 아파트와 같은 고층 건축물로 넓히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고층 아파트에 모듈러건축과 관련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아파트시장에 모듈러 적용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건설업계에서는 바라본다.

◆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현대건설만큼이나 올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주택분양 양쪽에서 실적 신기록을 쥘 가능성이 나온다. 

롯데건설이 올해 계획하고 있는 주택분양은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대부분 몰려 있다. 올해 목표인 2만 세대의 주택분양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시선이 많다.

지난해까지 롯데건설의 역대 최대 분양실적은 2016년의 1만6천 세대다. 롯데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은 1조8천억 원가량인데 2015년 2조5743억 원인 역대 최고실적 경신을 노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기세를 몰아 개발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이스(MICE)사업에 이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101 역세권 개발까지 2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달아 진행하며 수도권 서부지역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인근 2기, 3기 신도시의 수요를 중심으로 수도권 서부지역에도 잠실 '롯데타운' 같은 거점상권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대림산업 

대림산업은 지주사 '디엘(가칭)'과 건설사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사 '디엘케미칼(가칭)'로 분할한다는 방침을 12월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탈없이 의결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이 가진 대림산업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23.1%에 불과하다. 회사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주주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에게 기업가치 높이기라는 본연의 목적을 설득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고자 협력사와 상생에 힘을 주고 있다. 

아울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수주 단계부터 설계와 시공, 사후관리까지 모든 사업단계에서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여러 스마트건설 기술 가운데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더욱 고삐를 죄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빅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파트 단지모형과 준공현장을 3차원 영상으로 변환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기반으로 건설정보모델링(BIM), 드론,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원가를 낮추고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원활한 진행은 대림산업의 기업가치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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