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 희귀비만 치료제시장에 도전한다.
LG화학은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는 신약과제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직원들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크지 않은 난치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희귀의약품 개발회사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임상시험 보조금 지급 및 세금감면, 판매허가 심사비용 면제, 시장독점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판매허가 뒤 미국시장 독점권을 얻게 된다. 동일계열 후속약물의 진입을 7년간 방어할 수 있어 신약의 잠재적 사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B54640은 G단백 결합 수용체 일종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MC4R 작용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배고픔이 지속되는 과식증으로 인해 비만이 심화돼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LG화학은 LB54640의 전임상에서 식욕 및 체중 감소효과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 및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비만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1일 1회 경구 투여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해 주사치료 중심의 비만시장에서 환자 투여 편의성을 높인 차별화된 치료제를 적기에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G화학은 현재 미국에서 일반 비만환자(체질량지수 27kg/㎡ 이상) 96명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6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2022년 상반기까지 임상1상을 마치고 2022년부터 유전성 희귀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목표로 삼은 판매허가 승인 시점은 2026년이며 향후 일반 비만으로 적응증을 확장해 신약의 가치를 지속해서 높여가기로 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이번 미국 식품의약국의 희귀의약품 지정은 LG화학의 비만 치료 신약 개발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비만질환에서 혁신적 신약 상용화를 위해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2020년 미국 희귀비만 치료제시장은 1천만 달러(약 110억 원) 규모다. 하지만 향후 유전자 진단검사 기술 발전과 대중화로 2027년 9억 달러(약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