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오른쪽)이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준법감시기구 설치 등을 이유로 한 재벌 봐주기 재판의 문제점' 좌담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 최고경영자의 재판에서 준법감시기구 운영을 감형 사유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 민주주의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준법감시기구 설치 등을 이유로 한 재벌 봐주기 재판의 문제점' 이라는 주제의 좌담회를 열고 "최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횡령에 관한 선고에서 재판부는 준법감시기구 설치를 이유로 감형해줬다"며 "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는 비슷한 사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중근 회장은 4300억 원 규모의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부영그룹이 준법감시실을 만든 점을 참작해 형을 2년6월로 감경했다. 대법원은 8월 이 회장에게 징역 2년6월과 벌금 1억 원을 확정했다.
이 단체들은 "정 부장판사가 현재 이 부회장의 뇌물·횡령 혐의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부 주심이기도 하다"며 "정 부장판사는 '기업범죄의 재판에서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의 시행 여부는 미국 연방법원이 정한 양형 사유 가운데 하나'라며 마치 준법감시조직을 설치하면 형을 감경해줄 수 있는 것처럼 밝혔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연방법원의 기준은 사람이 아닌 기업에 적용하는 양형기준이고 범행 당시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한다"며 "이 기준을 이 부회장에 관한 형 감경 사유로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등은 이 부회장의 혐의가 기업 범죄가 아니라는 점도 준법감시조직을 감경 사유로 적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로 들었다.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은 삼성 그룹에 관한 본인의 지배력을 승계하고 강화하고자 삼성 돈을 횡령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제공한 것”이라며 “부패범죄이지 기업범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의 주식 16.5%를 얻었다"며 "1주당 10만 원으로 환산해도 3조2674억 원에 해당하는 만큼
이중근 회장보다 죄질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