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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디스플레이, 중국 BOE의 강한 올레드패널 저가 공세에 직면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9-10 12: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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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화웨이 스마트폰 퇴출에 따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기업 BOE와 스마트폰용 올레드(OLED, 유기발광 다이오드)패널 수요를 놓고 가격 다툼을 벌이게 됐다.

BOE는 화웨이의 스마트폰사업 퇴출 위기로 대체할 고객사가 급해졌다. 스마트폰용 올레드사업에 힘쓰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BOE의 저가 공세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디스플레이, 중국 BOE의 강한 올레드패널 저가 공세에 직면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10일 시장 분석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사업에 타격을 받으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의 올레드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의 패널 수요 감소를 고려하면 패널 공급업체 사이 경쟁이 심해져 올레드패널 가격 하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다른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는 수요 격차를 완전히 메울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BOE는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의 60~70% 수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한국 디스플레이기업보다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 부담이 더 적은 까닭이다.

BOE는 앞으로 이런 저가정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고객사였던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사업지속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15일부터 시행하는 제재에 따르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이 미국 장비나 기술을 사용했을 때는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재 대상에는 디스플레이에 필수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도 포함돼 올레드패널 공급 역시 제한된다. 

스마트폰용 패널과 반도체가 없으면 사실상 스마트폰 생산 자체가 어려워진다. 대만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올해 전망치의 4분의 1 수준인 5천만 대로 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제재 시행을 염두에 두고 15일 이후 화웨이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기업의 화웨이 매출 의존도가 높지 않아 공급 중단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BOE 쪽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사업 축소로 줄어드는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고객사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려 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거래하는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세계 최대 올레드패널 수요처를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로 BOE가 샤오미, 오포, 비보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BOE는 이미 애플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스마트폰 원가 절감이나 부품 확보처 다변화에 힘쓰는 점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더욱 긴장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을 늘리면서 중국 디스플레이기업 CSOT를 통해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 시리즈용 올레드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를 새로운 올레드패널 공급사로 선정한 뒤 BOE 제품도 지속해서 테스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화웨이 대신 스마트폰시장을 차지할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기업의 올레드패널 수요를 확보하는 과정에도 BOE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와 오포, 비보는 화웨이보다 더 중저가 제품에 주력하기 때문에 더욱 저렴한 부품을 공급하는 쪽의 손을 들어줄 여지가 있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화웨이 스마트폰은 가격대에 따라 고가 9%, 중가 41%, 저가 50% 등으로 분류됐다. 샤오미가 중가 17% 저가 83%, 오포와 비보가 중가 49% 저가 51% 등으로 집계된 것과 대조적이다.

올레드패널 품질만 놓고 보면 BOE는 아직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 애플에 아이폰용 올레드패널 납품을 성공한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뿐이다.

하지만 BOE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기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BOE의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출하량은 2분기 1150만 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490만 대가량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올레드패널 410만 대를 출하하는 데 그쳤다. 삼성디스플레이 출하량은 2019년 2분기 1억210만 대에서 7910만 대로 줄었다.

BOE는 올해 올레드패널을 4천만 대 출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출하량보다 135%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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