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덕 한섬 대표이사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임기를 시작했는데도 실적에서 선방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물러서지 않고 한섬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을 유지하고 온라인부문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31일 한섬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임자인 김형종 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일궈놓은 한섬의 고급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가격에 차이를 두지 않는 고급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패션브랜드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제품 할인과 쿠폰 발급 등으로 가격인하 전략을 내세운 것과 대조적 행보를 보인 셈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섬 브랜드는 언제 어디서 사도 손해 보지 않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고객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한섬의 브랜드 기조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전임 대표 때 시작한 멤버십 등급을 세분화하고 강화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섬의 고급 브랜드를 많이 소비하는 고객들을 우대하는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한섬은 올해 초부터 프리미엄 패션제품을 판매하는 더한섬닷컴의 멤버십 등급(연간 구매액 기준)을 5단계로 세분화했다.
기존에 '프렌즈(200만 원 미만)', '크루(200만~500만 원)', '마니아(500만~1천만 원)', '스타(1천만 원 이상)' 등으로 운영되던 등급에 추가로 최상위등급인 ‘더 스타 등급(1천만 원 이상 고객중 최상위 100명)’을 신설했다.
한섬은 최상위 등급 고객을 위해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고 집에서 무료로 옷을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인 ‘앳홈 서비스’와 ‘퀵배송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고급화 전략과 온라인 쇼핑몰 강화를 통해 스타 등급과 더 스타 등급 회원의 2020년 상반기 매출은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 87%가 늘었다.
이른바 ‘급 나누기’를 통해 고객들의 소비욕구를 촉진하고 온라인 강화를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인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더한섬닷컴 회원 수도 지난해 29만 명에서 36만 명으로 늘었다.
한섬 관계자는 “다른 온라인몰에서 제공하지 않는 프리미엄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더한섬닷컴만의 ‘고품격’ 색깔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브랜드에 관한 다양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2020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766억 원, 영업이익 141억 원을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5.4% 줄었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라 오프라인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마진을 지닌 온라인 매출의 높은 성장률에 힘입어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섬의 온라인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섬의 온라인 매출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019년 온라인 채널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약 50%였는데 올해 영업이익 기여도는 7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