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잇따른 악재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앱시장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 인수를 진행 중인데 갑횡포에 탈세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인수는 커녕 앞으로 수습해야 할 과제만 늘어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27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국세청에 따르면 창사 이래 첫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 국세청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조세조약상 과세대상이 아닌 소득으로 위장해 세금 납부를 회피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국세청의 '특수부'로 통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았다.
독일계 배달플랫폼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와 합병을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요기요와 배달통, 배달의민족의 시장 점유율을 모두 더하면 90%를 넘게돼 업계에서도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는 예민한 상황에서 창사 9년 만에 처음으로 세무조사를 받게 돼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우아한형제와 딜리버리히어로간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만약 딜리버리히어로가 조세회피에 따른 제재를 받게 된다면 기업결합심사에서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장과 정치권 등에서도 이들 배달플랫폼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요기요는 6월 점주에게 최저가격을 강제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4억6천만 원을, 배달의민족은 점주에게 불공정 약관을 들이민 정황이 포착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또 두 배달플랫폼은 1월 플랫폼 수수료를 인상하려다가 점주들과 정치권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소상공인과 배달앱 이용자들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별도회사인 지금도 횡포를 부리는데 합병 이후 경쟁이 사라지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4월 소비자시민모임이 서울과 경기도 및 전국 6개 광역시에서 배달앱을 써본 적이 있는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두 업체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6.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이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의 기업결합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기도 했다.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는 지난해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함심사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전후의 시장 상황, 담합 등 공동행위 가능성, 해외 경쟁의 도입수준 및 국제적 경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병을 허가하거나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결합을 불허한 것은 8차례 뿐이고 또 온라인사업자의 결합을 불허한 적이 없는 만큼 기업결합 자체는 통과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 공정위는 ‘인터넷사업의 특성상 언제든 새로운 경쟁 사업자가 출현할 수 있다’는 논리로 온라인쇼핑몰 이베이와 G마켓의 합병을 허용했다. 당시 두 기업의 점유율을 더하면 87%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독과점의 폐해를 막는 장치를 마련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허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제정을 앞두고 공정위가 기업결합심사에 엄격한 잣대를 댈 가능성도 있다.
딜리버리히어로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가 공정위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두 주제는 별개의 사안으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