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대표 부사장이 리츠(부동산투자신탁)를 활용한 개발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에게 리츠를 통한 개발사업은 2세 경영자로 능력을 검증할 본격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호반건설에 따르면 10월 자산관리회사 호반AMC의 국토교통부 설립인가가 나면 리츠를 활용한 개발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자산운용 계열사 호반AMC이 운용하는 리츠를 활용해 호반그룹의 기존 자산을 유동화해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다.
이 자금으로 임대주택과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한 개발사업을 펼쳐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AMC를 통해 호반건설의 사업영역을 개발사업으로 넓힐 것"이라며 "사업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투자유치로 안정적 사업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츠를 활용한 개발사업은 김대헌 부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신사업 책임자로 나서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가시화되는 사업이 리츠사업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신사업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출범했다.
플랜에이치벤처스는 지난해 매출 4400만 원, 영업손실 5억5200만 원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새로 추진할 리츠를 활요한 개발사업이 김 부사장의 신사업에서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진정한 시험대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리츠를 활용한 개발사업은 호반건설의 주력인 주택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데다 빠르게 외형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주력인 주택사업에서 정체를 보여 리츠를 활용한 개발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과거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주택시공사업을 하며 성장했지만 최근 공공택지 감소와 주택시장 불황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12위로 지난해 10위에서 2단계 하락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리츠를 통한 개발사업은 김대헌 부사장이 추진하는 여러 신사업 가운데 하나"라며 "이밖에도 다양한 신사업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2017년부터 호반건설에서 전무를 맡으며 2세경영체제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아직 김 부사장의 경영역량을 입증할만한 대표적 사업이 없다는 시선이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김 부사장이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신사업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다면 호반그룹의 2세경영자로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88년 태어나 호반그룹 주력계열사인 호반건설 최대주주에 오르기까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지분 승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김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호반은 2007년 자본금 5억의 분양대행회사 비오토로 설립된 뒤 내부거래 비율을 99.4%까지 올리며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호반은 2008년 매출 166억 원이었는데 그룹 내부의 일감을 받아 2017년 호반건설의 2배가 넘는 매출 2조6150억 원을 올리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호반과 호반건설의 합병 과정에서 호반건설 지분의 54.7%를 확보해 2018년 10월 최대주주가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