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이 2025년 연계수주 비중 30%라는 구체적 목표를 내놓은 데는 지금까지 기본설계를 수행하면서 경험을 쌓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월 공사비 1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플랜트의 2차 초기업무를 추가 수주해 연계수주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플랜트와 관련해 현지 석유화학회사 사라왁 펫켐으로부터 2019년 4월 기본설계, 11월 1차 초기업무를 수주했다.
초기업무는 일부 기자재 발주를 비롯해 설계, 초기공사 등 업무로 설계‧조달‧시공 본계약에 앞선 단계다.
이 밖에도 3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멕시코 도스 보카스 정유플랜트 공사는 8월 기준 기본설계를 마치고 설계‧조달‧시공과 관련한 마지막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월에는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의 자회사인 사라왁 셸로부터 ‘말레이시아 셸 육상 가스플랜트(OGP) 프로젝트’의 기본설계를 500만 달러에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기본설계 수주를 포함해 상반기에 모두 10번의 입찰에 참여했는데 하반기에도 9개의 기본설계 입찰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기본설계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연계수주 확대 전략과 함께 기술력 강화를 위해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생산해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모듈러 기술 등을 도입해 품질 향상과 공사기간 단축을 이루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기본설계 등 선행작업에 기반한 양질의 수주와 프로젝트 원가 절감으로 안정된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혁신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설계‧조달‧시공 경쟁력 확보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적극적으로 연계수주와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는 데는 최성안 사장의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3월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본설계 역량강화, 기술혁신, 설계‧조달‧시공 제조업화 등 경쟁력을 차별화하겠다”며 “올해는 기본설계-설계‧조달‧시공 전환 프로젝트, 기존 고객의 연계수주 등을 기반으로 수주의 양적‧질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상반기 신규수주 1조9천억 원을 보이며 수주목표(10조5천억 원) 달성률이 18.2%에 그쳤다. 수주잔고 역시 2019년 14조2천억 원에서 2020년 상반기 13조 원으로 떨어졌다.
2분기 실적도 영업이익 14.2%, 순이익 8.2% 하락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모듈러와 자동화를 통한 기술력 강화는 설계‧조달‧시공 본계약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품질 향상과 공사기간 단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반기에 11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자프라 가스 플랜트, 45억 달러 규모 아랍에미리트 해일&가샤, 10억 달러 규모 인도네시아 롯데 케미칼 인도네시아 뉴 에틸렌 프로젝트(LINE)의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