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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와 김택진, 다시 가까워질까 더 멀어질까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5-11-02 15: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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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와 김택진, 다시 가까워질까 더 멀어질까  
▲ 김정주 NXC 대표(왼쪽)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과 김정주의 싸움은 이제부터인가?’

김택진(48)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47) NXC 대표(47)는 서울대 공대 1년 선후배 사이로 우리나라 게임업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린다.

두 사람은 사석에서 스스럼 없이 형 동생으로 부르며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한때 힘을 합쳐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발돋움을 노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지만 경영권 분쟁 끝에 최근 들어 넥슨이 보유하던 지분 전량을 팔아 결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두 사람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12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G-STAR)에 300부스 규모의 전시관을 꾸미기로 했다. 역대 지스타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 쪽이 경영권 분쟁에서 밀리면서 깎인 자존심을 지스타를 통해 되살리기 위해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스타는 게임인들의 축제 행사로 내년 게임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국제게임 전시회다. 올해의 경우 35개 나라에서 633개 업체가 참가하다.

이번 지스타 행사에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될지도 주목된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올해 1월 이후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은 “경영권 분쟁이란 장애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가 만나는 데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두 대표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관계 회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 넥슨이 11월 말 출간할 예정인 한 책에 주목하고 있다.

넥슨이 국내 1위 게임업체로 성장한 과정을 담은 일종의 ‘기업사(史)’인데 책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이 책은 넥슨 창립 20주년이던 지난해 가을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출판이 1년 정도 미뤄졌다.

이 책에는 최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관계자는 “15일 엔씨소프트 지분을 전략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된 만큼 출판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며 “현재 엔씨소프트 관련 내용에 대한 추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결별한 대목에 대해 기업문화 차이가 주로 거론될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은 김 대표와 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인 반면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라는 것이다.

“김정주 대표는 상식을 깨는 인물이다. 일의 추진 능력이 탁월하다.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김택진 대표는 무언가에 꽂히면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스타일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의 스타일을 이렇게 말했다.

이 책에는 김택진 대표가 올해 2월 엔씨소프트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을 ‘백기사’를 끌어들인 데 대한 김정주 대표의 심경도 솔직히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책은 김 대표가 대학 1년 선배인 김택진 대표를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어떻게 친해지게 됐는지 등 개인적인 내용도 상당 부분 다룰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는 이 책의 출판으로 두 사람이 감정의 앙금을 씻어낼지 아니면 또다른 감정싸움을 하게 될지 주목한다.

넥슨 측 시각에 따라 쓴 책을 놓고 엔씨소프트 쪽이 불쾌해하면 새로운 ‘감정싸움’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김정주 대표가 책에서 김택진 대표에게 섭섭했거나 아쉬웠던 일을 솔직하게 토로하면 두 사람 사이에 쌓였던 ‘오해’가 풀릴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감정싸움 때문에 게임업계 두 ‘거인’이 불편하게 지내는 것은 두 회사뿐 아니라 게임업계 전체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게임업계 발전을 위해서도 두 사람은 협력하거나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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