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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J트러스트, '일본계 대부업체' 꼬리표 뗄 수 있나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5-11-01 09: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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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릭스 J트러스트, '일본계 대부업체' 꼬리표 뗄 수 있나  
▲ 미야우치 요시히코 오릭스 회장.

일본계 금융회사 오릭스와 J트러스트가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리잡는 데 고전하고 있다.

오릭스는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했고 J트러스트는 프로야구단 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가 되려다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계’와 ‘대부업’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사세를 확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인데 두 회사의 대응이 주목된다.

◆ 오릭스, 한국 증권업 진출 좌절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릭스가 한국 금융시장에서 사업확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오릭스는 일본계 자본의 첫 증권사 인수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현대증권 인수를 결국 포기했다.

오릭스는 현대그룹과 자베즈파트너스의 이면계약 등을 인수포기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된 현대상선의 ‘파킹딜’이라는 논란과 ‘일본계 대부자본’이라는 부정적 시각으로 여론이 악화한 점도 영향을 받았다.

현대증권 인수주체였던 오릭스PE는 “언론과 정치권에서 오릭스가 일본계 대부업체이며 야쿠자 자금과 연관되어 있고 이번 거래가 파킹딜이라는 등 사실과 다른 말들이 재생산된 점도 계약해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놓았다.

파킹딜이란 지분을 거래한 것처럼 꾸며 우호세력에게 지분을 일정기간 맡겨놓는 것을 뜻한다.

오릭스는 그동안 캐피탈과 저축은행시장에도 진출했지만 이번처럼 일본계 대부업 이슈가 부각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현대증권 인수는 달랐다. 금융업계에서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는 국내 증권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교두보를 설치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증권사는 은행만큼이나 국내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기업이기 때문에 자본의 출처도 명확하지 않고 국부유출의 우려까지 있는 일본계 대부자본에 넘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일본에서 대부업체가 제도 금융권 사업에 나서는 것이 금기시돼 있어 오릭스가 일본에서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 금융시장의 핵심을 일본 대부업자들에게 내주면 순도 높은 일본의 제1금융권이나 선진국의 금융기업은 한국에 들어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릭스PE는 “오릭스는 일본 등지에 증권, 은행, 보험,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며 “하지만 서민 대상의 대출업무를 하는 대부업체 계열사는 없다”고 해명했다.

◆ 한국 금융사업 확대에 힘 쏟는 오릭스

오릭스는 한국에서 금융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릭스는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넘어 한국에서 기업회생지원과 인수합병(M&A) 등 높은 수준의 투자은행(IB)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려고 한다.

후시타니 기요시 오릭스그룹 동아시아사업본부장 겸 부사장은 지난 7월 “한국은 오릭스가 아시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한국의 뛰어난 파트너들과 함께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시타니 부사장은 “한국에서 기업회생지원과 인수합병 등 높은 수준의 투자은행(IB)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며 “오릭스가 진출한 아시아지역 가운데 이런 투자은행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좀 더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릭스는 1975년 한국 장기신용은행과 국제금융공사(IFC) 등과 조인트벤처로 한국개발리스를 설립해 한국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가 터지면서 한보그룹이 부도가 나자 한국개발리스도 한보그룹에 거액이 물려 재무상태가 악화해 사업을 철수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오릭스는 2002년 렌탈업체인 오릭스렌텍을 만들고 2004년 오릭스캐피탈코리아의 전신 오토리싱코리아 등 한국법인을 잇따라 세우며 사업확장에 나섰다.

오릭스는 일본계 금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저축은행시장에 발을 들였다.

오릭스는 2010년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스마일저축은행 경영권까지 넘겨받았다. 오릭스는 두 저축은행을 OSB저축은행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오릭스는 일본계 자본이 대부업에서 나아가 저축은행까지 손에 넣을 길을 텄다.

OSB저축은행의 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조1698억 원에 이른다. OSB저축은행은 이번 사업년도(2014년 7월~2015년 6월) 101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순이익이 직전 사업년도(2013년 7월~2014년 6월)보다 841% 늘었다.

  오릭스 J트러스트, '일본계 대부업체' 꼬리표 뗄 수 있나  
▲ 후지사와 노부요시 J트러스트 회장.

◆ J트러스트, JT캐피탈로 한국증시 상장도 꿈꿔


J트러스트는 2011년 대부업으로 한국에 진출했지만 이제 대부업에서 벗어나 저축은행과 캐피탈에 집중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대부업을 제외하고 국내 제2금융권시장에 집중해 계열사를 한국증시에 상장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J트러스트는 2012년 JT친애저축은행(옛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의 대출채권을 이관하고 대부영업을 중단했다. 하이캐피탈대부 역시 JT친애저축은행에 대출채권을 이관하고 대부업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J트러스트의 한국 금융사는 개인과 주택, 자동차 대출에 특화한 JT캐피탈과 수신 및 여신 기능을 갖춘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 부실채권(NPL)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TA에셋자산관리(옛 KJI대부) 등 4개사로 재편됐다. TA에셋자산관리는 대부업을 안 한다.

J트러스트 관계자는 “J트러스트는 한국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업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다른 나라에서 시중은행에 진출했지만 현시점에 한국에서 보험과 증권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이 좀 더 자리 잡으면 JT캐피탈을 지주사로 한국증시에 상장시킬 계획도 세웠다”며 “상장시점은 3~5년 이내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트러스트가 계열사를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국부유출 등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J트러스트는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인식 때문에 고소영씨를 내세운 이미지 광고를 시도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J트러스트는 최근 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추진하며 다시 한 번 이미지 쇄신을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J트러스트 관계자는 “대부업에서 손을 뗀지 1년6개월이 넘은 상황”이라며 “J트러스트는 전체 그룹 자산의 절반 가량을 한국에 투자할 정도로 한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오릭스와 J트러스트는 어떤 기업인가

오릭스는 1964년 일본의 상사 3곳과 은행 5곳이 연합해 만든 리스업체 ‘오리엔트 리싱’으로 출발해 일본 최대 리스업체로 성장했다.

오릭스는 대부업, 부동산 개발과 투자, 자동차 렌털, 생명보험, 벤처캐피털, 자산관리, 저축은행, 에너지 등으로도 사업을 확대해 왔다.

오릭스는 현재 일본과 미국, 중국 등을 비롯한 세계 30여 국가에 임직원 3만1035명을 보유하고 있다.

오릭스는 올해 3월 결산기준 매출 2조1743억 엔(약 20조3221억 원), 순이익 2349억 엔을 기록했다.

오릭스는 한국에서 2004년 설립한 오릭스캐피탈코리아와 함께 OSB저축은행 등 2개의 금융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1977년 3월 일본에서 설립된 금융 기업이다.

한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폴 등지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 은행, 카드, 엔터테인먼트, 부동산 리조트 개발사업 등을 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직원 3986명에 자본금 536억400만 엔(약 5081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 2011년 대부업체인 네오라인크레디트를 인수하면서 처음으로 진출했다.

J트러스트는 한국에서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 JT캐피탈, 티에이자산관리대부를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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