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프라 건설시장으로 꼽히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현지업체와 제휴전략을 통해 교두보를 마련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앞으로 대규모 인프라시설 발주가 예정돼 있는데 대우건설이 추가 수주를 따내며 이 지역을 거점시장으로 만들 가능성이 나온다.
7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홍콩에서 최근 2600억 원 규모의 판링 우회도로 공사 계약을 처음으로 따낸 것을 계기로 홍콩 인프라 건설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토목개발부가 발주한 이번 공사는 판링 신도시와 기존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공사기간은 59개월, 착공일은 8월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판링 우회도로 건설공사 계약을 완벽하게 수행해 홍콩에서 추가 수주를 따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공사에서 홍콩 건설사, 발주처와 신뢰를 쌓게 되면 앞으로 나올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앞으로 대규모 매립공사와 터널공사, 지하철공사, 교량공사 등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가 37건 정도 발주될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은 인프라 건설에 매년 약 26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어 싱가포르와 더불어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프라 건설시장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홍콩에서 판링 우회도로 공사 계약을 따내기 위해 현지 건설사인 춘우(Chun Wo)건설 및 콴리 홀딩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홍콩 건설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건설사들과 협업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홍콩은 건설면허 취득이 어렵기 때문에 외국건설사는 현지 1군 건설사와 조인트벤처를 구성하지 않으면 입찰이 불가능해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다른 관계자는 "현장작업 조건에 맞게 시공 과정을 개선하는 대안설계가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현지 건설사와 우호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홍콩에서 직접 건설면허를 따내는 일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싱가포르에서도 2014년 이후 6년 만에 인프라 건설공사 수주를 따내며 추가 수주와 관련된 기대감을 높였다.
대우건설은 7월20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2770억 원 규모의 주롱 도시철도 공사를 수주했다.
싱가포르 정부의 ‘LTMP(Land Transport Master Plan) 2040’라는 중장기 교통정책에 따라 앞으로 교통 관련 인프라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시기에 대우건설이 공사를 따내면서 현지에서 경쟁력을 보였다는 시선이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싱가포르에서도 대우건설은 현지 건설사인 용남(Yongnam)E&C와 컨소시엄을 이뤘다.
싱가포르는 홍콩처럼 건설면허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우건설은 현지회사와 협업을 통해 정보를 얻고 지역에서 입지도 넓힐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에선 “홍콩과 싱가포르 등 현지 정보 수집활동을 통해 발주처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잘 맞춰 앞으로 이어질 공사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