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왼쪽)과 갤럭시Z폴드2.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언팩에서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두고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갤럭시노트20은 혹평을 피하지 못한 반면 갤럭시Z폴드2에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을 향한 온도차이로 갤럭시 브랜드 개편을 부추길 가능성이 떠오른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노트20을 놓고 부정적 평가들이 적지 않다. 가격에 비해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새로운 혁신이 없다는 것이다.
갤럭시노트20울트라는 갤럭시S20울트라에서 보여준 100배 줌을 50배 줌으로 하향했고 보조카메라 화소수도 줄었다. 램과 배터리 용량도 줄었다. 고속충전도 45W가 아닌 25W만 지원한다.
특히 갤럭시노트20은 60㎐의 화면주사율, 떨어지는 S펜 응답속도, 플라스틱 소재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사양으로 갤럭시 팬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외신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갤럭시노트20을 “지나간 시대를 위한 훌륭한 스마트폰”이라고 깍아내렸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갤럭시노트는 더 이상 최첨단 드림폰이 아니다”며 “노트20의 장점은 근본적 혁신이 아니라 갤럭시S20울트라의 결함을 수정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브랜드를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는 대화면과 S펜을 주요 특징으로 하고 있으나 몇 년 전부터 S펜을 제외하면 갤럭시S와 차별점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두 제품군을 통합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2018년 미국에서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를 통합하는 데 찬성하는 의견이 66.5%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의 후속작을 갤럭시S11로 부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통합 가능성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내놓은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은 전작의 60~70%에 그치며 부진했다. 하반기 기대작 갤럭시노트20마저 평판이 하락한다면 브랜드 개편의 필요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무선사업 수장으로 취임한
노태문 사장은 이미 폴더블 스마트폰 브랜드를 Z로 통합하고 중저가 브랜드 M시리즈를 강화하는 등 갤럭시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있다. 추가로 전략 스마트폰 브랜드를 개편한다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이 빠르게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브랜드 개편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존 갤럭시노트 수요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갤럭시Z폴드2는 갤럭시노트20과 다르게 호평을 받았다. 폰아레나는 갤럭시노트를 다음 대세(Next big thing)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갤럭시Z폴드2를 다음 대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IT전문 트위터리안 아이스유니버스(@IceUniverse)는 “삼성전자는 여전히 스마트폰의 선두주자이고 특히 폴드2는 적수를 찾을 수 없다”고 호평했다.
갤럭시Z폴드2의 판매량은 전작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갤럭시Z폴드2는 완성도가 높아진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며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은 2021년 800만 대로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사장은 이번 갤럭시언팩 행사에서 시장의 요구에 따라 폴더블 스마트폰에 S펜을 적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완성도가 높아진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S펜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갤럭시노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노 사장은 “S펜은 노트의 특징이지만 사람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의 기능으로 관심을 보여줘 기쁘다”며 “고객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