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마이데이터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손 은행장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내놓는 데 머무르지 않고 다른 산업군과 금융을 결합한 융합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이데이터사업의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3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을 활용해 고객의 이동동선을 받아 금리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을 4일 출시한다.
이 상품은 고객이 NH농협은행 올원뱅크앱에서 제시한 지역 이동경로를 충족하고 앱을 통해 위치인증을 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5일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계좌거래 내역과 대출잔액, 금리·이자 등 다양한 금융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저축과 재테크방안 등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파악하고 이를 금융상품에 접목하는 것은 NH농협은행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손병환 은행장은 위치기반서비스를 디지털 채널과 결합해 다양한 상품 개발 및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을 활용한 금융상품을 1차로 내놓고 좀 더 차별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통신사 기지국을 활용한 첫 금융상품인 만큼 발전 방향성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있다”며 “100대 명산앱으로 잘 알려진 블랙야크 등과 협업할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는 등 위치기반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은행, 카드, 보험, 통신사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금융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이나 금융상품 자문 등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도 이뤄진다.
손 은행장은 마이데이터사업을 금융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편의로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연령뿐만 아니라 지역 측면에서도 넓은 고객층을 갖춰 융합상품을 개발하고 제공하는데 다른 금융회사들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특히 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운영하는 농협경제지주가 계열사로 있기 때문에 지역별, 나이대별로 소비품목을 비교해 제공할 수도 있다.
손 은행장은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구분해 체계적으로 마이데이터사업에 접근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안에 차량 데이터를 연계한 ‘내 차 관리서비스’와 공공데이터를 연계한 ‘정부지원금 추천서비스’ 등 마이데이터서비스를 내놓는다.
연말에는 생활밀착형 개인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에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인 스마트폰의 개인정보저장소에서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기업에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구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