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에 이어 현대백화점도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하면서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쿠팡과 마케컬리 등 이커머스의 장점으로 꼽히던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오프라인 ‘유통공룡’들이 모두 도전하면서 신선식품 새벽배송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현대식품관 투홈’으로 2년 만에 다시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도전한다.
신세계는 SSG닷컴의 새벽배송으로, 롯데는 롯데마트의 ‘바로배송’서비스로 각각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한 데 이어 현대백화점도 재정비를 마치고 새벽배송 경쟁에 다시 뛰어든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 8월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로 식품 전용 온라인몰 ‘e슈퍼마켓’에서 ‘새벽식탁’을 선보였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주문 마감시간과 서비스 대상지역이 제한적이었던 데다 식품 종류도 적어 이를 찾는 고객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백화점이 대규모 물류센터가 없었던 데다 롯데나 신세계처럼 대형마트가 없어 거점으로 삼을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적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였다.
현대백화점은 이 실패를 거울로 삼아 지난해 7월부터 ‘식품 온라인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현대식품관 투홈’을 준비했다.
경기도 김포에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상품 입고와 보관, 포장, 배송 등 물류 관련 업무는 현대글로비스에게 위탁했다.
마트 계열사와 물류 계열사가 없어 기존 백화점 점포를 중심으로 상품을 배송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위탁방식으로 물류와 배송을 모두 외부에 맡겨 해결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백화점은 ‘현대식품관 투홈’의 주문 마감시간을 ‘e슈퍼마켓’ 마감시간보다 3시간 더 긴 오후 11시로 늦추고 식품 종류도 1천여 종에서 5천여 종으로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보수적 경영기조’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데 자체적으로 배송 및 물류시스템을 꾸리지 않으면서 사업 초기에 발생하는 대규모 투자부담에서는 한 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석식품 새벽배송은 최근 가장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며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시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식품 거래액은 2015년 6조2870억 원에서 2019년 16조8088억 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새벽배송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 원에서 2019년 8천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새벽배송시장 규모는 올해 1조5천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더 이상 늦었다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도 더욱 커졌다.
현대백화점의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5%가량에 불과한 데도 새벽배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유다.
현대백화점은 낮은 가격을 앞세우는 다른 경쟁사와 달리 백화점이 지닌 ‘프리미엄’ 이미지와 즉석 조리식품 배달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경쟁이 치열한 데다 경쟁사와 비교해 오프라인 거점 및 물류센터 규모가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힌다.
당장 초기 투자부담은 덜었지만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다소 늦게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본격화했지만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나왔다”며 “다만 위탁방식으로 누적 주문건수와 직결되는 서비스지역 확대를 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