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한 대표는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실적이 계속 악화되자 화장품사업부문을 재편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2016년 매출 7억 원에서 2019년에는 매출 509억 원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그러나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내고 손실규모도 2016년 25억 원에서 2019년 100억 원으로 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좀 더 잘하는 화장품 브랜드사업에 집중하는 것일 뿐 화장품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에 인수한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대성공을 이끈 경험이 있는 만큼 화장품 브랜드사업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60억 원에 인수한 비디비치를 통해 2019년에만 매출 2300억 원가량을 올렸다.
이길한 대표는 비디비치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화장품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면서 제2의 비디비치 발굴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스위스 고급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했다.
스위스퍼펙션은 세계 최고의 피부 재생 의료센터인 '클리닉 라 프레리(CLP)'가 내놓은 명품 화장품 브랜드다. 노벨상을 수상한 생명공학팀 화학자들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셀룰라 액티브 아이리사'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 기술을 적용한 세럼과 크림류의 가격은 50만~100만 원대에 이른다.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위스퍼펙션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화장품 개발능력을 높이고 이와 관련한 신규 브랜드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위스퍼펙션의 브랜드력에 힘입어 비디비치, 연작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브랜드가 글로벌시장에 안착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고급 화장품시장 규모는 2022년에는 1409억 달러(17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길한 대표는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뷰티 명가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외 브랜드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등 화장품 브랜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사업의 핵심은 기술 확보에 있다"면서 "기술 확보를 위해 늘 국내외 브랜드를 탐색하고 있으며 화장품 브랜드 인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길한 대표는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판권을 구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사업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억눌린 보상소비 심리로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의 내수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랑스 더마 화장품 브랜드 '가란시아', 프랑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에르메스 뷰티',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 이탈리아 천연 화장품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하누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 등 계열사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서 판매채널 확장에 용이할 뿐 아니라 매장위치 선점, 마케팅 극대화 등 소비자 접점 확보에도 유리하다"며 "이는 수입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할 때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