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자산관리부문 조직을 개편하고 상담인력 역량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비이자이익을 늘릴 돌파구를 찾는 일이 시급하지만 잇단 펀드 사태 등으로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17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자산관리부문을 독립조직으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신탁사업과 자산관리사업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저금리로 하반기에도 이자이익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비이자이익 수익원으로서 자산관리부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이 1분기보다 0.02~0.03%포인트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1.39%로 지난해 1분기보다 0.16%포인트 떨어졌는데 2분기에도 소매금융(리테일)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이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성규 행장이 7월 초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관리그룹을 새로 꾸린 것은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해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 행장은 리테일그룹 아래 있던 자산관리사업단과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따로 떼어내 ‘자산관리그룹’을 만들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법인을 포함한 일반고객으로 자산관리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산관리그룹을 새로 만들었다”며 “특히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 자산규모, 투자성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행장은 ‘100년 리빙 트러스트센터’를 세워 신탁사업과 자산관리사업을 연계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신탁은 고객(위탁자)이 재산권을 금융회사(수탁자)에 이전·처분하면 금융회사가 이를 운용해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을 고객(위탁자)이나 제3자(수익자)에게 지급하는 서비스다.
기존 펀드, 방카슈랑스(보험), 퇴직연금에 신탁을 더해 자산관리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려는 것이다.
지 행장은 자산관리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 영업점에 배치된 VA(VIP Advisor)의 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VA는 자산규모 3천만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직원을 뜻한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서비스와 관련해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모든 영업점에 1명 이상의 VA를 두고 있다.
매달 영업본부별로 자산관리 업무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며 반기별로 집합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금융연수원에서 위탁연수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지 행장은 7월 초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은행 이자이익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익원 다변화가 살 길”이라며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종합자산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 행장이 비자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연이은 펀드 관련 사고로 금융사의 자산관리와 관련해 고객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5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2조50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조3천억 원가량 줄었다.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감소하면 위험 관리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수료이익도 줄어들게 된다.
1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순수수료이익은 163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5% 줄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순수수료이익은 2748억 원에서 2858억 원, 신한은행은 2514억 원에서 2600억 원으로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