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처음으로 단독 대표주관을 맡은 신용등급 AA급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회사채 발행을 흥행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수익 다각화를 위해 채권자본시장(DCM) 등 투자금융(IB)에 힘을 실어왔는데 그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AA급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주관하면서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쌓게 된 만큼 채권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최근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9일 진행된 1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4900억 원 정도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특히 이번 거래는 키움증권이 AA급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주관한 첫 사례다. 유암코의 신용도는 ‘AA(부정적)’다.
키움증권은 코로나19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회사채 발행의 흥행 여부와 관련된 전망이 엇갈렸지만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우려의 시선을 씻어냈다.
이현 사장은 이번 거래를 통해 키움증권의 채권자본시장 역량을 증명해낸 만큼 앞으로 리테일부문(위탁매매)에 치우친 수익구조 다각화에도 더욱 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 사장은 채권자본시장 등 투자금융부문 강화를 통한 수익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 뒤 조직개편을 통해 채권자본시장을 맡는 투자금융팀을 부동산금융팀, 인수금융팀, 투자금융팀 등 3개 부서로 세분화하고 주식자본시장(ECM)을 담당하는 기업금융팀은 1팀과 2팀으로 나눴다.
이 가운데 인수영업팀은 회사채 발행 등 각종 투자금융 거래를 따오는 업무를 주로 맡았다.
이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신용등급 BBB급~A급 회사채 발행 주관을 통해 착실히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영업역량을 키웠다. AA급 회사채 발행 인수단으로 적극 참여하면서 커버리지도 확대해왔다.
키움증권은 2019년 10월 롯데칠성음료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처음으로 신용등급 AA급 대표주관사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도 AA급 발행사인 하나금융투자와 CJ대한통운의 공모채 발행을 주관하는 등 채권자본시장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또 2017년 채권자본시장에서 증권사 가운데 20위 밖이었지만 2018년 9위, 2019년 6위에 오르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키움증권은 앞으로 대형증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채권자본시장 발행주관사 경쟁에서 한층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형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연합자산관리 회사채 발행의 단독주관사를 맡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채권자본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대부분의 발행사들이 미매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형증권사를 포함한 다수의 증권사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A급 이하 발행사의 수요예측이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일렉트릭은 750억 원 모집에 80억 원, HDC현대산업개발은 3천억 원 모집에 11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한화솔루션, KCC,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파워 등 초우량 등급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A급 발행사의 수요예측에서도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에 공모 회사채를 1천억 원 이상 발행한 기업 가운데 대림산업, 한화건설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최소 3개 이상의 증권사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LG화학은 2월 5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놓고 5개 증권사에게 대표주관사 자리를 맡겼다. 현대일렉트릭과 LG전자는 무려 8개 증권사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채권자본시장에서 수 년 동안 착실히 트랙레코드를 쌓고 인력도 꾸준히 충원하면서 경쟁력을 높여왔다”며 “앞으로도 신용등급 AA급 우량 기업들을 비롯해 회사채 발행주관을 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