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건설이 인천 동구 송현1·2구역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10대 건설사' 호반건설과 맞붙어 승리할 수 있을까?
KCC건설은 호반건설에 사세와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밀리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저렴한 공사비와 짧은 공사기간, 빠른 착공일을 내세워 수주를 노리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1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진행되는 송현1·2구역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두 회사는 조합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KCC건설은 공사비에서 호반건설(1832억 원)보다 47억 원 낮은 1785억 원을 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송현1·2구역 재건축조합 안에는 지역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고 싶다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2019년 시공능력평가 10위에다가 주택사업 경험이 풍부한 호반건설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시공능력평가 33위인 KCC건설은 공사비를 낮춘 것에 더해 준공시점도 앞당기는 조건을 내걸었다.
KCC건설은 사업 진행속도가 수주전 승리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송현 1·2구역 재건축은 2010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11년 조합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인천 부동산경기 침체로 사업이 오래 중단돼 있었다.
KCC건설은 공사기간을 기존 조합에서 요구한 것보다 11개월 적은 26개월로 제시했고 착공일도 호반건설보다 빠른 2022년 9월로 잡았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공사기간은 조합 요구보다 3개월 적은 34개월, 착공일은 2023년 5월이다.
호반건설에선 KCC건설이 가격 경쟁력을 위해 공사비를 낮게 잡았지만 이후에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한다.
호반건설은 지질조사에서 부지가 일반토사 70% 풍화암 20%연암10% 등으로 이뤄진 점을 반영했는데 KCC건설은 일반토사 100%를 기준으로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책정해 기간과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공사비를 올릴 때 반영하는 지표가 다른 점을 들어 KCC건설이 제시한 공사비가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호반건설은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하지만 KCC건설은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한다.
호반건설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개년 동안 소비자물가지수는 3.88%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지수 가운데 주거용건물지수는 15.38% 올라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KCC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주장과 관련해 "수주전이 진행 중이라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에서 높은 인지도와 풍부한 주택건축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일반적으로 규모가 더 큰 대형건설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호반건설은 삼성물산, 대림산업과 맞붙었던 4월 서울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에는 졌지만 시공능력평가 3위 대림산업보다 많은 표를 얻으며 주택사업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호반건설은 기존 호반베르디움과 함께 2019년 프리미엄 브랜드 호반써밋을 본격적으로 내세우며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서울 강남권에서 2013년 서초 호반써밋, 2018년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 등에 이어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호반써밋 송파1차, 2차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호반건설은 서울에서 3개의 단지를 더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천시에서도 2011년부터 2020년 6월까지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로 8개의 단지를 공급했고 앞으로 1개의 호반베르디움 단지와 3개의 호반써밋 단지가 추가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KCC건설은 '스위첸' 브랜드로 서울에 4개의 아파트 단지를 지었고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도 동작구 동작동 한군데 뿐이다.
KCC건설은 인천에서 2개의 단지만 만들었고 추가로 진행하는 공사도 없어 상대적으로 호반건설과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와 공사 실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현1,2차 재건축사업은 38년된 1차 아파트 500가구와 36년된 2차 아파트 400가구 등 총 900가구를 지하2층에서 지상 29층 총 10개 동 1112가구와 부대복리시설로 바꾸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18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