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중요한 시장이다. 재도약을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올해 반등할 수 있다고 믿는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도시장 공랙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인도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인도에서 반중국 정서가 부각되면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사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맞춤형 신제품 투입과 공격적 가격정책으로 인도시장에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삼성전자 인도법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를 지원하는 두 가지 프로모션을 새로 선보였다.
갤럭시S20 시리즈를 60%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갤럭시 포에버(Galaxy Forever)와 기기 가격의 최대 70%를 보상해주는 갤럭시 어슈어드(Galaxy Assured) 등이다.
노태문 사장이 전략시장인 인도시장 공략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 사장은 인도시장에 출시한 스마트폰 가격도 잇따라 낮추고 있다. 최근 들어 갤럭시Z플립, 갤럭시A31, 갤럭시노트10라이트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의 인도시장 판매가격이 낮아졌다.
노 사장이 공격적 판매전략을 펴는 것을 놓고 중국 제조사들이 인도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인도와 중국은 최근 국경에서 분쟁이 발생한 뒤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와 카운터포인트 등에 따르면 인도에서 중국제품 불매 운동, 중국산 부품 수입규제 등이 발생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판매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는 샤오미(30%), 2위는 비보(17%)로 모두 중국업체다. 삼성전자는 16%로 3위에 올라있다. 4위 리얼미(14%), 5위 오포(12%)까지 합하면 중국업체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하지만 중국 불매운동이 3분기까지 지속되면 중국업체의 인도시장 점유율이 5~9%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 점유율 2위 자리를 되찾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중국 제품 보이콧의 반사이익을 6월부터 누릴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인도의 중국 불매운동 영향이 이어지면 추가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의 최대 강점은 성능에 비헤 낮은 가격이다. 이에 맞서 노 사장이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가격을 하향조정하면 중국 업체로부터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취임 첫 해인 올해 스마트폰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갤럭시S20 시리즈는 전작 대비 절반 남짓 수준의 판매량에 그친 데다 글로벌 월간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도 화웨이에 넘겨줬다.
인도시장의 성과가 노 사장에게 더욱 절실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시장 내 중국 스마트폰의 입지 축소는 노 사장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노 사장은 인도시장에 특화해 출시한 갤럭시M 시리즈를 신흥시장인 동남아국가는 물론 선진시장인 유럽까지 출시지역을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갤럭시M21과 갤럭시M31이 출시됐다.
이런 전략이 지속된다면 사실상 인도시장은 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된다. 노 사장은 앞으로도 인도시장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3분기에 인도시장에 출시되는 갤럭시M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M51에도 시선이 몰린다. 지난해 갤럭시M 시리즈의 최상위모델은 M41이었는데 시리즈가 한 단계 더 확장됐다.
갤럭시M51은 4개의 후면카메라와 128GB 저장용량, 6800㎃h의 대용량 배터리 등 저가 스마트폰임에도 준수한 사양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가격은 250달러 수준으로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제조사의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