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재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른 대국민사과에서 훌륭한 인재영입이 그의 역할이라고 들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 부회장의 인재영입 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때도 “제게 제일 중요한 일은 저보다 더 우수한 분을 찾아 모시는 것”이라며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경영을 넘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연구조직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발탁한 세바스찬 승(승현준)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 부회장이 강조해온 인재영입에 걸맞는 높은 수준의 인재로 평가받는다.
승 교수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2018년 이례적으로 비상근 부사장 자리까지 제안하며 영입하기 위해 애를 쓴 이유다.
이 부회장은 5월 대국민사과를 통해 인재영입의 중요성과 총수로서 역할을 내건 뒤 첫 번째 인재영입 사례로 승 교수를 발탁했다. 그만큼 삼성리서치 소장으로서 승 교수를 향해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이뿐 아니라 승 교수의 선임을 통해 앞으로도 승 교수 수준의 높은 역량을 갖춘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1월 인공지능 포럼에서 승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 분야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를 만나는 등 관련 분야 인재들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위에 올려놓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강점이 있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 등 기술확보 노력과 함께 해당 분야의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핵심인재의 영입은 필수로 여겨진다.
더욱이 이 부회장이 몇 년째 사법 리스크를 겪으면서 오너경영체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인재영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 ▲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 |
이재용 부회장시대에 들어 삼성그룹은 순혈주의가 깨지고 외부 인재영입에 힘쓰고 있다. 이미 주요 계열사 여러 곳에서 외부 출신 인사들이 최고경영자(CEO)까지 맡고 있다.
삼성SDI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전영현 사장이 대표적이다.
전 사장은 LG반도체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장을 지냈다. 삼성SDI에서는 중대형전지 사업을 강화해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배터리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도 외부 출신이다. 벨연구소와 KT를 거쳐 삼성전자로 영입됐다. 삼성SDS를 맡은 뒤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부문에는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바이오벤처 다이액스에서 일하며 나스닥에 상장한 경험이 있는 해당 분야 전문가다.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AI) 분야 성장을 위해 승 교수를 영입한 것처럼 특별히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데 외부에서 영입된 인재를 활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2011년 말 영입한 구글 출신 데이비드 은 사장에게 2013년 스타트업 투자조직 삼성넥스트를 맡긴 데 이어 2018년에는 최고혁신책임자(CIO) 직위를 신설해 은 사장에게 맡겼다.
2012년에는 인텔 출신 손영권 사장을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센터장으로 영입했고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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