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왼쪽)과 애플 아이폰12(오른쪽) 예상 디자인. |
삼성전자와 애플이 자존심을 걸고 하반기에 내놓을 전략 스마트폰 디자인에 '복고’ 흐름이 감지된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불황에는 복고가 흥행한다는 속설이 맞아떨어질지 주목된다.
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8월 갤럭시언팩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노트20은 평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노트시리즈에 평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은 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갤럭시노트5를 끝으로 노트시리즈에 모서리가 휘어진 곡면(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왔다.
하지만 모서리 화면을 잘못 터치해 오작동하는 불편함이 존재해 그동안 사용자들 사이에서 대화면인 노트시리즈는 평면 디스플레이로 출시해 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보급형 갤럭시노트10라이트에 평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최신 전략 스마트폰에도 평면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다만 상위모델인 갤럭시노트20울트라는 곡면 디스플레이를 유지하고 기본모델인 갤럭시노트20에만 평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차별을 뒀다.
애플도 하반기에 출시하는 아이폰12 시리즈의 디자인을 예전으로 되돌렸다.
애플 공급망을 통해 유출된 아이폰12 금형사진 등에 따르면 아이폰12는 모서리가 각진 형태로 파악됐다. 7년 만에 각진 디자인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애플은 2013년 출시한 아이폰5s까지 각진 디자인을 유지했으나 2014년 아이폰6부터 모서리를 곡면으로 처리하고 있다.
폰아레나는 “아이폰X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디자인은 큰 도약을 이뤘지만 아이폰12은 복고(레트로) 감성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상반기에 출시한 보급형 아이폰SE의 이름을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하고 2017년 아이폰8 이후 사라진 물리적 홈버튼을 되살려 사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구글이 준비 중인 전략 스마트폰 픽셀5는 전작 픽셀4에서 사라졌던 지문인식센서를 다시 탑재했다. 최근 스마트폰에서 사라지는 추세인 3.5㎜ 이어폰 단자도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출시된 오리지널 픽셀 이후 픽셀2부터 픽셀4까지는 3.5㎜ 이어폰 단자가 없었다.
이런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디자인 전략은 사용자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면서 이전 기기 경험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경쟁이 치열한데 충성도 높은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평면 디스플레이 등 이전 세대 기술을 적용하면 자연스레 신제품의 가격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 갤럭시노트20이나 아이폰12, 픽셀5 등은 전략 스마트폰 제품군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바라본다.
하반기 출시작은 아니지만 5월 출시된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LG벨벳 역시 과거 감성을 차용하면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전략 스마트폰 시리즈 이름으로 사용하던 G를 버리고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 기기별 이름을 사용하던 예전 방식을 따랐다. 그러면서 2008년 출시한 ‘벨벳’이라는 상표권을 12년 만에 되살렸다.
이와 유사하게 모토로라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이저폰의 이름을 그대로 딴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레이저를 올해 초 출시했다. 모토로라는 후속작 레이저2를 하반기에 출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