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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왼쪽)과 한옥민 모두투어 사장. |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과 한옥민 모두투어 사장 모두 신사업을 통해 회사의 몸집을 키우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두 회사는 면세점과 호텔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본업인 여행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종합 여행콘텐츠기업으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권 부회장이 먼저 인천공항 면세점에 이어 서울 시내면세점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한 사장도 모두투어의 호텔사업을 확장하면서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여행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회사의 성장은 여행사업 그 자체보다 여행사업을 바탕삼아 새로운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있다.
◆ 면세점사업 뛰어들어 몸집 불리기
18일 모두투어에 따르면 앞으로 신규 면세점 입찰이 나오면 계속 도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옥민 모두투어 사장은 5월 현대백화점의 면세점법인인 ‘현대DF’에 지분 17%를 투자해 면세점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특허권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준비를 계속해 기회가 있으면 또 도전하겠다”며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오는 11월 SM면세점을 통해 인천공항에 859㎡ 규모의 면세점을 연다. SM면세점은 또 내년 1월 9978㎡ 규모로 서울 인사동에 시내면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하나투어의 여행객들을 자연스럽게 SM면세점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권희석 부회장은 SM면세점 대표도 맡고 있는데 그는 "사업 첫해인 내년 서울 시내면세점 매출 목표를 3500억 원으로 잡고 있다"며 "인천공항점과 서울 시내점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거점국가에서도 면세점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SM면세점은 내년 매출목표로 인천공항점 790억 원, 서울 시내점 3500억 원을 잡아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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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월 개점 예정인 SM면세점 서울 시내면세점 조감도. <하나투어> |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며 “서울 시내면세점도 하나투어 본사 소유 건물에 임차하는 영업구조라 기존 면세점들보다 원가율 측면에서 우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 부회장과 한 사장이 면세점 등 신사업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국내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여행사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기간(10월1일~7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은 21만 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모두 430만 명으로 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온 관광객 460만 명과 비슷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앞으로 5년 안에 1천만 명을 돌파해 국내에서 연간 30조 원대의 소비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여행 연계사업으로 몸집 불려
모두투어는 그동안 B2B(기업간거래) 거래를 통해 다져온 협력관계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옥민 사장은 “모두투어는 국내 리딩 여행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협력업체들과 상생하는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전국 27개 직영점과 860개 대리점, 해외 현지호텔과 관광업체 등 300여개 협력업체, 국내외 항공사 등 1500개가 넘는 기업들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
한 사장은 호텔사업을 강화하는 데 특히 힘쓰고 있다.
모두투어가 지분 29.21%를 소유한 ‘모두투어 자기관리 리츠’는 서울 스타즈호텔 1, 2호점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제주 로베로호텔 지분 100%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올해 서울 스타즈호텔 3호점 개점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투어가 앞으로 호텔을 직접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모두투어는 브랜드 홍보를 강화해 여행과 관련한 다른 사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모두투어는 지난 6일 조직개편을 통해 홍보부서를 신설했다. 올해에만 국내외에서 기업설명회(IR)를 13차례나 열었다.
하나투어도 서울 인사동에 열 시내면세점과 운영 중인 비즈니스호텔(센터마크 호텔)을 연계해 중국인 관광객들 대상으로 한 객실 예약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2012년 인사동에 비즈니스호텔 센터마크 호텔을, 2013년 명동에 티마크호텔, 올해 일본에 티마크시티호텔을 열었다. 하나투어는 2016년 남대문에 560개 규모의 호텔 객실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호텔사업뿐 아니라 중국 비자발급대행, 여행비대출서비스 등 고객의 여행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신사업 확대가 절실한 이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는 데는 아웃바운드(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 시장의 성장이 제한돼 인바운드(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 시장을 하루빨리 늘려야 하는 시장환경도 한몫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웃바운드와 해외 패키지여행 시장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한 지 오래”라며 “여행회사들은 인바운드 시장을 늘리기 위해 호텔과 면세점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과 사업을 연계하거나 장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아직 아웃바운드 여행상품이 전체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 여행객들에게 기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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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민 모두투어 사장과 임원진들이 2014년 11월 '스타즈호텔'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오는 중국 인바운드 시장을 늘리는 데 한계가 보이고 있다는 점은 여행사들에게 큰 고민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 중국정부는 또 최근 중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면세한도를 5천 위안(91만 원)으로 제한해 공항검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회사와 면세점은 중국 인바운드가 줄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위안화의 추가약세가 진행될 경우 폭발적으로 해외소비를 늘리던 중국인 여행객들이 국내소비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중국 관광객을 끌어오는 데 역량을 집중할 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매출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면세점과 호텔사업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 종합 여행콘텐츠기업으로 성장 기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4분기부터 신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메르스 여파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4분기 여행 예약율이 20~70% 늘어나고 중장거리 여행수요 비중이 커지고 있어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추이가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단기실적이 면세점사업 매출과 비용의 추이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모두투어의 경우 신규 제휴채널에 따른 항공권 송출객 증가 등으로 실적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별여행사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 수직계열화를 통해 ‘종합 여행콘텐츠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위상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모두투어는 올해 매출 1770억 원, 영업이익 250억 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투어는 1993년 설립된 뒤 국내 21개 계열사와 32개 해외법인을 거느리며 국내 1위 여행사 수준 이상으로 성장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경우 시내 및 공항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돼 제2의 성장기로 진입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연간 300만 명에 이르는 여행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하나투어가 올해 매출 4954억 원, 영업이익 541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주가는 올해 경영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16일 기준으로 연초보다 각각 72%, 38% 뛰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