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이 정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단을 촉구하면서 지원 의사를 내비쳤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정 회장은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점을 들어 큰 폭의 인수대금 조정과 산업은행의 지원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두 회장의 회동을 놓고 재협상 일정 및 안건 등에 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협상에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한다.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하지 못했을 얘기들도 채권단과 현산의 수장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체결이라는 정 회장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금융권의 예상보다 훨씬 큰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계의 위기가 상당해 HDC현대산업개발의 고민이 길어질 수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에 관한 채권단과의 재협상 등을 감안해 27일로 정한 거래 종결시한을 12월27일까지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에서 보유한 구주 30.77%를 주당 4700원, 총 3228억원에 인수한 뒤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내용이다.
만약 인수가 무산되면 산업은행은 다음 대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가능성과 관련해 “M&A 과정에서 대비책을 만드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플랜B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인수를 포기한다면 시장상황이나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