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솔씨앤피 상장 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은 한솔케미칼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한솔그룹과 계열분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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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최근 자회사인 한솔씨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한솔씨앤피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581억원이다. 한솔케미칼은 한솔씨앤피 지분 78.95%를 보유하고 있다.
한솔씨앤피는 1996년 설립된 전자기기 코팅재 전문업체다. 한솔그룹 계열사로 2007년 편입된 뒤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해 왔다.
한솔씨앤피는 지난해 매출 345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95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을 거둬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솔케미칼은 당초 한솔씨앤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상장을 앞두고 교보증권,한화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가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분이 78.95%로 낮아졌다.
공모가가 예상밴드 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한솔케미칼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450억 원 이상으로 현재 장부가인 125억 원의 3.5배가 넘게 된다.
조동혁 명예회장은 한솔케미칼 주식도 계속 매입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9월25일부터 10월12일까지 7차례에 걸쳐 한솔케미칼 지분 0.7%(7863주)를 사들였다. 조 명예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2011년 9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조 명예회장의 한솔케미칼 지분은 14.41%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14.99%로 늘어난다.
한솔케미칼 주식 매입에 조 명예회장의 가족들도 함께 나서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부인 이정남씨는 8월 두 차례에 걸쳐 한솔케미칼 주식 519주를 샀다. 조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사장도 지난해 8월18일부터 매달 30~100주씩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주식 매입을 통해 한솔케미칼 경영권 안정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한솔케미칼 최대 주주는 지분 16.11%를 보유한 KB자산운용이다. 국민연금공단(13.04%),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11.12%) 등도 보유지분이 10%를 넘어선다.
이 주주들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등에 한솔케미칼 지분을 넘길 경우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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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
조 명예회장이 한솔케미칼을 한솔그룹과 계열분리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 명예회장은 한솔케미칼 경영을 맡고 있고 조 명예회장의 동생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한솔홀딩스와 한솔제지를 거느리며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하지만 한솔케미칼과 한솔홀딩스가 상호출자구조로 지분관계가 엮어 있어 두 회사는 공정거래법상 한솔그룹 대기업집단에 속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케미칼이 보유한 한솔홀딩스(1.74%), 한솔제지(2.47%) 지분을 매각하면 조 명예회장의 한솔케미칼-한솔씨앤피, 조 회장의 한솔홀딩스-한솔제지로 계열분리가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홀딩스는 이미 7월 상호출자 해소를 위해 한솔케미칼 보유지분 전량(3.19%)을 처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