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겨냥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법적 대응은 사실상 신격호 총괄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부자 싸움 양상으로 확전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을 롯데그룹 후계자로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 신격호 “한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
신 총괄회장은 지난 8일 “장남에게 롯데그룹 경영권이 승계될 것을 알게 된 신동빈 회장과 분쟁을 벌였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민형사소송을 모두 진행하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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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신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한 뒤 법적 대응에 대한 보고를 신 전 부회장에게 보고받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조선비즈’가 11일 보도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 등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는 데 대해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느니 바보가 됐다느니 하며 재산을 가로채는 것은 큰 범죄행위가 아니냐”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사업을 놓고도 “신동빈 회장이 한 일은 모두 실패했다”며 “나에게 보고도 없이 마음대로 중국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소송을 통해 중국사업에서 실패한 만큼 개인재산으로 받아내고 물러서지 말라”며 “민사와 함께 형사재판을 함께 하라”고 신 전 부회장에게 지시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 일본어로 대화를 진행했으며 한국기자에게 한국어로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발음은 양호했으며 감정표현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 롯데그룹 “동어반복으로 기업가치 훼손”
롯데그룹은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 신 총괄회장의 인터뷰가 언론에 공개된 것을 놓고 신동주 전 부회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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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그룹은 “고령인 신 총괄회장을 지속적으로 앞세워 주장의 수단으로 반복해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는 것은 롯데의 기업개선 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소송에 관한 내용은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위임장 작성 동영상과 다를 게 없다”며 “롯데그룹의 중국사업은 신 총괄회장에게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보고해 왔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그룹은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약속드린 대로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고 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