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30% 정도가 높은 부채비율에 시달리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 개별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1천50 곳 가운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거나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계열사는 모두 326곳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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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이는 전체 계열사의 31.0%에 해당한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계열사가 80곳이며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계열사는 246곳으로 나타났다.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의 3분의 1 정도가 재무 위험 상태에 있는 셈이다.
재벌닷컴은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자산 상위 30대 그룹의 비금융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들은 3년 전과 비교해 재무 위험 계열사 비중이 4.5%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들은 2011년 같은 기준으로 재무 위험 상태로 분류되는 기업이 296곳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계열사의 26.5%에 이르는 수치다.
동부그룹의 재무 위험 계열사 비중이 61.0%로 가장 높았다.
동부그룹은 2014년 기준으로 전체 41개 계열사 가운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계열사가 16곳, 부채비율 200%를 초과한 계열사가 9곳이었다.
부영, 한화, KCC, 효성, OCI, 대우조선해양, GS그룹 등은 재무 위험으로 볼 수 있는 계열사 비중이 40∼50%에 이르렀다.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들은 실적 부진 탓에 재무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3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적자인 회사는 2014년 384곳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계열사의 36.6%에 해당한다. 2011년 기준 적자 계열사 수는 331곳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6%였다.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2014년 적자 계열사의 비중이 높은 그룹은 동부그룹(63.4%), 포스코그룹(58.0%), 부영그룹(57.1%), GS그룹(51.3%) 등으로 나타났다. 두산그룹, 대림그룹, 동국제강그룹 등은 50.0%였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내수 시장 침체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재벌그룹 계열사들의 재무 상태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