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미얀마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품고 미얀마 보험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발 앞서 미얀마에 본격 진출해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는 일본 생명보험사들과 경쟁을 뚫어야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
8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시장 진출이 국내 대형생명보험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기 때문에 관련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하반기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립을 목표로 인허가 등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09년 베트남, 2013년 인도네시아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삼성생명은 1997년 합작법인을 통해 태국에 진출했다.
신 회장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가 아닌 미얀마를 선택한 데는 보험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신 회장은
윤열현 사장과 각자대표체제에서 해외진출과 신사업 등을 책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얀마의 2020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베트남(2.7%)보다 낮지만 인도네시아(0.5%), 필리핀(0.6%), 말레이시아(-1.7%), 태국(-6.7%)보다 높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보험 등 금융서비스 수요 역시 증가하기 때문에 미얀마 보험시장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보험 침투율은 낮다. 보험침투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비중을 말한다.
미얀마 보험시장은 2018년 기준 수입보험료 규모가 1억6600만 달러(약 2천억 원)로 보험침투율은 0.2%에 그쳤다. 말레이시아(4%), 베트남(0.6%)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얀마 보험시장의 성장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며 “아직 국내보험사가 진출하지 않은 점, 오랫동안 해외 봉사 등을 통해 꾸준히 교류해 온 점 등을 고려해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굿네이버스와 함께 2017년부터 미얀마 교육 인프라 구축사업을 꾸준히 벌이며 미얀마 현지 초등학교 3곳을 지었다. 교보생명이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립 인허가를 받고 현지법인 등을 세워 보험영업을 벌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교보생명이 미얀마 보험시장에 진출한 뒤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일본 생명보험사들과 경쟁을 벌여야한다.
2019년 일본 생명보험사들은 미얀마 진출을 본격화했다.
미얀마 금융감독국은 2019년 11월 일본 다이이치생명 등 11개 외국계 보험사에 면허를 내줬다. 11곳 가운데 7곳이 생명보험사이며 생명보험사 7곳 가운데 3곳이 일본회사다.
다이이치생명은 100% 자회사로, 닛폰생명, 다이요생명은 합작보험사로 면허를 받았다.
신 회장은 아직 구체적 진출방식을 결정하지 않았다.
신 회장이 그동안 신사업을 추진할 때 합작회사를 선호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합작회사를 통해 미얀마 보험시장 진출을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교보부동산신탁(옛 생보부동산신탁)은 모두 합작법인으로 시작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회장 직속으로 신사업추진팀을 만들며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추진팀은 신규사업 검토 및 추진업무와 해외 진출전략 수립, 해외 거점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미얀마 보험시장이 개방된다는 것을 알고 주재사무소 설립 검토를 시작했다”며 “보험영업을 위한 법인 설립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