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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조선업 구조조정 중,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절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6-07 14: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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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심사 통과가 절실해지고 있다.
 
세계 조선업 구조조정 중,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절실
▲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7일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유럽연합 경쟁당국의 승인 여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전부터 조선업계는 시장의 독점 문제와 관련해 가장 엄격한 유럽연합에서 승인이 다른 나라들의 승인을 이끌어낼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봐 왔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어 유럽연합의 승인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앞서 정부는 5월28일 ‘코로나19 관련 주요 피해업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조선업 지원을 위해 제작금융을 확대하고 선수금 환급보증을 적시에 발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 정부가 한국 조선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유가 국책금융의 조선업 지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더욱 깐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일본 국토교통성은 한국 정부가 부실 조선소들에 공적 자금을 지원해 글로벌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 조선업을 제소했다. 이에 3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국토교통성이 양자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한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6개 나라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으나 아직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영향력이 없는 카자흐스탄의 승인만을 받았을 뿐이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 경쟁당국인 집행위원회가 코로나19 확산 탓에 중단했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를 앞서 3일 재개했다고 밝혔다. 예상 심사기한은 9월3일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안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모든 나라에서 승인받을 수 있도록 요구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하고 있다”며 “우선은 유럽의 긍정적 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조선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조선업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주도로 일본의 주요 조선소 15개를 통합하려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은 우선 선박 건조를 제외한 수주, 개발, 설계 등의 작업을 먼저 통합하고 최종적으로 일본의 모든 조선소를 합병하겠다는 강력한 구조조정책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앞서 3월 발표됐던 일본 이마바리조선과 JMU(Japan Marine United)의 합작조선소 설립이 이 계획의 준비단계였으며 가와사키중공업과 미쓰비시중공업의 기술협력 등 조선사들끼리의 자율적 통합이 일찍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일본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유럽에서는 5월부터 독일의 특수선 조선사인 GNYK(독일해군조선소), TKMS(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 루센의 3자 합병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국영투자사 테마섹(Temasek)의 주도로 해양플랜트 조선사인 케펠(Keppel)과 셈코프마린(Sembcorp Marine)의 합병 작업이 논의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 1위 조선그룹인 ‘남선(남쪽 조선그룹)’ 중국선박공업(CSSC)과 2위 조선그룹인 ‘북선’ 중국선박중공(CSIC)이 합병해 중국선박공업그룹(CSG)로 공식 출범했다.

국경을 넘어선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이탈리아 크루즈 조선사인 핀칸티에리(Fincantieri)와 프랑스의 크루즈 조선사 아틀란틱조선(Chantier de’l Atlantique)의 합병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과 마찬가지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계 구조조정의 핵심은 플레이어의 숫자를 줄여 선주사와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남은 플레이어들이 규모의 경제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세계 조선업 구조조정 중,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절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도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심사 통과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한국 조선사들은 상선부문에서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의 추격을 받고 있으며 글로벌 특수선 수주전에서는 기술이 뛰어난 유럽 조선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싱가포르 조선사 2곳은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한국 조선사들을 여러 번 따돌리기도 했다.

크루즈 조선사들의 합병을 제외하면 한국조선해양이 선박을 건조하는 모든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조선업계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은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시장의 점유율이 과반을 넘는다는 문제를 각 나라 경쟁당국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2018년 기준으로 두 조선사는 LNG운반선 수주잔량 점유율 1, 2위 회사로 합산 점유율이 58%에 이른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LNG운반선은 지금보다 발주가 적었던 2015년만 해도 1척의 건조가격이 2억 달러를 넘었으나 현재는 1억9천만 달러에도 못 미친다”며 “한국조선해양이 선박 발주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나는데도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을 각 나라 경쟁당국들에 적극적으로 설명한다면 기업결합심사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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