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홍보관(오른쪽)과 대우건설 홍보관(왼쪽) 모습. |
'래미안의 반포 아성을 지키느냐, 한남더힐에 이은 또 하나의 명품단지를 만드느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20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 홍보관을 열어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본격화했다.
삼성물산은 '씨가 말랐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강남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5년 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대우건설은 올해 아직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못 해 두 회사는 모두 이번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가 더욱 절실하다.
반포3주구 27동 옆 놀이터에 나란히 자리잡은 홍보관에서 두 회사는 모두 가상현실(VR)영상을 활용했다. 영상은 현재의 모습과 재건축이 이뤄진 뒤의 모습을 직접 비교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조합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두 회사는 홍보관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조합원의 신원 확인과 체온 측정 등을 거치면 예약을 하지 못했더라도 입장이 가능했다.
삼성물산은 홍보영상에서 반포에 시작한 래미안 브랜드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19일 합동설명회에 이어 20일 홍보관을 찾으며 수주전에 정성을 들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홍보관을 이렇게 본격적으로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도시정비사업에 5년만에 복귀했는데 시장이 치열해진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관을 방문한 조합원들은 래미안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삼성물산을 지지한다는 조합원 A씨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성물산을 뽑을 것"이라며 "대우건설은 매각설이 돌고 있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조합원 B씨는 "신반포 15차 시공사가 대우건설을 시작으로 롯데건설을 거쳐 결국 삼성물산으로 넘어갔다"며 "반포3주구도 그렇게 지연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홍보관에서는 더 나은 조건을 강조해 열세에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대우건설은 홍보관 내부에 바닥 층간소음 대책, 창호, 복도 마감재 등을 삼성물산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수원에 살고 있는 조합원 C씨는 대우건설의 홍보관을 둘러보고 상담을 마친 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대책이나 이주비용대책 등 여러 조건들을 고려하면 대우건설의 조건이 나은 것 같다"며 "비용이 덜 들고 편리하게 해주는 회사가 어디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D씨는 "대우건설이 오랫동안 반포3주구에 공을 들인만큼 믿음이 간다"며 "대우건설이 제시하고 있는 제안이 아닌 정성에 마음을 정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반포3주구에 대규모 랜드마크 단지를 짓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반포3주구에 대규모 랜드마크 단지를 구축한다면 압구정이나 목동, 아시아선수촌, 올림픽선수촌 등의 도시정비사업에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홍보관을 모두 둘러본 뒤 "언론에 주목을 받지 않고 조용하고 빠르게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짓고 싶다"는 조합원들도 여럿 있었다.
두 회사의 홍보관은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리는 전날인 29일까지 운영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8시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8087억 원 규모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1490세대를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세대로 바꾸는 사업이다. 재건축조합은 30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