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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기술반환' 시련 직면한 한미약품, 신약개발 도전에 멈춤 없다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0-05-14 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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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 수출한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반환되는 암초를 만났다.

한미약품은 다른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총괄 사장.
▲ 권세창 한미약품 공동대표이사 사장.

14일 제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술반환이라는 악재를 맞은 한미약품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사노피가 13일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하겠다는 의향을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은 그동안 사노피가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겠다고 여러차례 약속한 만큼 손해배상청구 등을 포함한 법적 절차도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측의 이번 결정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 및 안전성과 무관한 선택"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경쟁 약물인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의 우월성 비교임상 결과가 나오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상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사노피는 올해 1월 JP모건 콘퍼런스, 4월 말 1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만 해도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4월 말 1분기 실적 발표 때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임상3상까지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연구개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제외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쉽지는 않겠지만 계약에 따른 120일 동안 협의가 진행된다"며 "앞서 사노피가 일방적으로 미국 제약사 '렉시콘'과 당뇨병 치료제 '진퀴스타' 계약을 해지해 3천억 원 규모의 위약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에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39억 유로(약 5조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국내 제약사가 기술수출한 계약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 때문에 사노피의 이번 기술반환으로 한미약품이 받는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이 이번 기술반환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 성과가 필요하다.

현재 가장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물질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인 '롤론티스'가 꼽힌다. 5월8일 국내 허가신청서를 제출해 2021년 상반기 안으로 국내에서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 절차도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시판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은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트리플아고니스트(Glucagon/GIP/GLP-1)'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트리플아고니스트를 3월5일 원발 경화성 담관염, 3월11일 자가면역성 간질환인 원발 담즙성 담관염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박재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안에 비알콜성 지방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트리플아고니스트 임상2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임상1b상 결과는 8월 유럽간학회(EASL)에서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이에 앞서 2016년부터 베링거인겔하임의 기술반환과 사노피의 계약변경, 2019년 일라이릴리와 얀센의 기술 반환 등 4건의 기술 반환 사례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9년 7월 글로벌제약사 얀센에 1조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비만당뇨 치료제 ‘HM12525A’의 권리를 반환받았는데 당시 주가는 하루에 27.26%나 하락하는 등 충격이 있었다.

2019년 12월 NICE신용평가는 기술반환 등의 이유를 들어 한미약품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번 사노피의 기술반환에도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수출한 기술이 몇 차례 반환되는 사례가 있었지만 연구개발비를 축소하지 않고 신약 개발에 꾸준히 도전해 왔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비 규모를 2016년 1630억 원에서 2019년 2090억 원까지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9년 한미약품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8.8%였다. 2016년 이후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8%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런 한미약품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셀트리온(26.9%, 3031억 원)에 이어 업계 2위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여러 건의 기술반환 사례가 있었지만 로슈의 제넨텍, 스펙트럼, 아테넥스 등 경쟁력 있는 글로벌기업과 함께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어려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제약강국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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