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현대차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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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현대모비스는 23일 자사주 97만3439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취득예정금액은 2122억970만 원이다. 현대모비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지분율은 1.85%에서 2.86%로 높아진다.
이 연구원은 “보통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사전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주회사 분할 시 자사주도 같은 비율로 분배되기 때문에 지렛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지렛대효과는 적은 투자기금으로 상당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모비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상장 자회사 지분의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수월해진다.
이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매입은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후계구도 완성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인수합병 법률상 필요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라는 요건을 만족하게 된다고 안젤라 홍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분석했다.
현대모비스는 오너 일가와 현대차그룹이 주식을 32%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총 발행주식의 1%를 자사주로 매입하면 오너 일가와 현대차그룹의 보유지분이 33%가 돼 인수합병 법률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개편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단언할 수 없지만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으려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모비스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24일 장 초반 주가가 4% 급등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24일 전일보다 1.18% 오른 21만5천 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일보다 1.49% 오른 20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