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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케미칼 아픈 손가락 특수고무법인 날아 오를 때 기다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5-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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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특수고무 생산법인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를 언제까지 안고 갈 수 있을까?

3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계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를 정리할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930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교현</a>, 롯데케미칼 아픈 손가락 특수고무법인 날아 오를 때 기다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롯데케미칼과 이탈리아 에너지회사 에니(Eni, Ente Nazionale Idrocarburi)가 50대50으로 출자해 2013년 10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와 에틸렌프로필렌디엔고무(EPDM) 등 합성고무 가운데서도 고부가 제품군에 속하는 제품을 생산한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출범 이후 흑자를 낸 적이 없으며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9년에는 영업손실 850억 원을 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사업보고서가 나올 때면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정리설에 휩싸인다. 화학업계에서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롯데케미칼의 ‘아픈 손가락’이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화학제품 수요가 줄어들며 화학회사들이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앞서 4월 울산 공장의 메타자일렌(MeX)과 파라자일렌(PX) 생산설비, 파키스탄 법인의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설비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 사장이 적자를 쌓아가는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가 진행하는 특수고무사업이 스페셜티(고부가제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화학사업의 전략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세운 ‘스페셜티 중심의 성장’이라는 기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김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대표이사일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의 화학BU(비즈니스유닛)장도 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경영만큼이나 신 회장의 전략을 총지휘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의 전략을 구체화해 2030년 매출 50조 원을 내는 글로벌 7위 화학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장기전략 ‘비전 2030’을 세웠다.

김 사장은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 롯데그룹 화학사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3월 열린 롯데케미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롯데케미칼의 영국 폴리에스터(PET) 생산법인의 매각을 결정한 사례는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을 바라보는 시선을 놓고 시사하는 바가 된다.

롯데케미칼의 영국 법인 LCUK는 2016년부터 적자를 줄이기 시작해 2018년 영업이익 212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김 사장은 LCUK를 멕시코 화학회사 알펙에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성장 흐름에 막 올라탄 법인의 매각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영국 폴리에스터법인이 흑자전환하기는 했지만 화학사업의 성장기조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매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폴리에스터가 범용 화학제품인데다 롯데케미칼이 직접 생산하고 있기도 한 만큼 굳이 해외 법인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김 사장이 이익 여부가 아니라 전략적 지향점과 일치하는지를 기준으로 사업성을 판단하는 원칙을 유지하는 한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김 사장은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의 성장을 기다릴 만한 여유도 있다. 롯데케미칼이 눈앞의 업황 부진과 상관없이 준수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019년 말 기준으로 별도 부채비율이 25.6%에 그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매출채권 등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1조8909억 원어치 들고 있다.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가 계속되는 적자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롯데케미칼이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현재까지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에 10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으며 전체 지원규모는 2천억 원에 이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가 전방산업인 타이어 제조사들로부터 특수고무의 제품 인증을 받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가 인증 과정을 지나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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