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C 자회사인 한화에너지가 자동화설비제조사인 에스아이티를 인수했다.
에스아이티는 한화그룹에서 안정적 매출을 올리며 한화S&C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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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 김동원 한화 디지털팀장,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공동소유한 회사다.
한화에너지는 23일 자동화설비제조사인 에스아이티 지분 92.6%를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로부터 103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는 경동도시가스, 귀뚜라미 등 경쟁자를 제치고 에스아이티를 품게 됐다.
스카이레이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로 최근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는 곳이다. 스카이레이크는 2013년 3월 에스아이티 경영권을 900억 원에 인수했는데 2년 만에 매각했다.
당초 에스아이티 매각 가격은 1500억 원대로 추산됐는데 이번 인수금액은 이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화에너지는 “자동제어시스템과 에너지 절감 기술을 확보해 지속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종합에너지 관련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인수목적을 설명했다.
에스아이티는 2001년 설립됐는데 초창기 삼성그룹 반도체와 LCD공장 제어시스템을 개발해 성장했다. 현재 발전소 등 대형 플랜트와 수처리시설, 물류, 자동차라인 등으로 자동화시스템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스아이티는 한화그룹에 편입돼 그룹 계열사의 공장 자동화 일감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최근 삼성그룹으로부터 화학과 방산 계열사 네 곳을 인수하는 등 제조업 부분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한화S&C 몸집 불리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S&C의 100% 자회사로 한화S&C 매출의 절반, 영업이익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화학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 지분 30%를 확보하도록 하는 등 한화에너지에 힘을 몰아주고 있다.
한화S&C는 한화그룹 오너3세인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S&C가 경영권승계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진대제 전 장관 사이의 인연도 주목받는다. 두 사람은 경기고등학교 동창이다. 진 전 장관은 2007년 김 회장의 재판에 참석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인수와 두 분의 관계는 무관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