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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당권 잡겠다는 조경태, 김종인 비대위 출범 막기 성공하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04-29 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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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미래통합당 수석최고위원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체제'의 출범을 막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수석최고위원은 8월31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지도부가 구성되면 해산하는 한시적 비대위 구성을 현재 통합당 지도부에 적극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합당 당권 잡겠다는 조경태, 김종인 비대위 출범 막기 성공하나
▲ 조경태 미래통합당 수석최고위원.

조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을 단 둘이 만나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대신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과 이주영 국회부의장 등 보수 원로를 비대위원장 후보로 제안했다.

조 수석최고위원은 심 권한대행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하루 빨리 당선자 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새 원내대표가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3~4개월 한시적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다”며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비대위가 전당대회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주장하는 한시적 비대위는 전당대회에서 꾸려지는 새 지도부에 당권을 넘길 목적으로 구성되는 과도적 지도체제다. 상당 기간 ‘전권’을 행사하는 ‘김종인 비대위’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조 수석최고위원은 통합당 안에서 '김종인 체제'를 반대하는 세력의 선봉에 서 있다. 

전날 비대위의 임기제한을 규정한 당헌·당규를 삭제하기 위해 열린 통합당 상임전국위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데도 조 수석최고위원과 당내 중진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수석최고위원이 김종인 비대위체제를 반대하는 이유를 놓고 당권 도전 때문이라고 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요구대로 상당기간 막강한 권한을 지닌 비대위체제가 들어서면 8월3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치러지지 않기 때문에 조 수석최고위원은 당분간 당권에 도전할 수 없게 된다.

김 내정자가 밝힌 비대위의 목표가 대통령 선거에 승리해 정권을 되찾아 오는 데 있는 만큼 통합당이 대선체제로 전환하기까지 당 대표 선출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김 내정자가 젊은 대선주자를 키워야 한다는 ‘40대 기수론’을 내세우고 있어 조 수석최고위원 등 당내 중진을 향한 견제가 커질 수도 있다. 특히 조 수석최고위원은 김 내정자의 영입을 반대해온 만큼 비대위체제가 들어서면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 수석최고위원으로서는 당대표 자리에 오를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는 4·15 총선을 통해 5선 고지에 올라 당내 최다선의원이 됐다. 기존 당지도부는 물론 잠재적 대선주자와 중진들이 대거 총선에서 떨어진 상황에서 다음 당권에 근접한 당내 중진으로 거명된다.

이번 총선에서 황교안 전 대표는 물론 심재철 원내대표(당대표 권한대행) 등 조 수석최고위원을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이 낙선했다. 잠재적 대선주자와 당권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고배를 마셨다.

대선후보와 당권을 분리하는 통합당 당헌·당규도 조 수석최고위원이 당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8개월 전에 당대표를 비롯한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전당대회 날인 8월31일부터 2022년 3월 대선까지 19개월도 안 남았기 때문에 대선주자는 사실상 당권을 잡기 어렵다.

유승민 의원이나 당 밖에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유력 정치인들이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경쟁자도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조 수석최고위원은 이미 전당대회를 통해 득표력을 입증한 바 있다. 2019년 2월 열린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해 6만5563표(24.2%)를 받아 1위에 올랐다.

2위 정미경 후보(17.1%), 3위 김순례 후보(12.7%), 4위 김광림 후보(12.5%)를 크게 웃도는 지지를 받았다.

조 수석최고위원은 통합당 내 최다선 의원인 만큼 제2당 몫의 국회부의장 후보로도 거명되지만 여러 차례 당권 도전의 뜻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국회부의장이라는 명예보다는 당권이라는 실리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조 수석최고위원은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예비경선에서 1차 컷오프됐다.

2019년 2월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때도 당대표 출마를 검토했으나 최고위원 도전으로 방향을 바꿨다.

통합당의 '김종인 비대위' 출범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28일 김종인 위원장 내정자 자택을 찾아) 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볼 때까지 조금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반면 김세연 통합당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특수한 조항이 수정되지 않으면 김종인 비대위 출범은 물 건너 간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추가조항을 의결하려고 하다 무산됐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 변화가 있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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