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완성차회사들의 판촉경쟁도 뜨겁다.
국내 완성차기업 5곳은 매달 할인 프로모션을 벌이고 자동차 가격 할인분과 분할납부 이자, 보증기한 연장에 따른 비용까지 감당하면서 판매을 늘리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 현대차는 4월에 쏘나타를 최대 200만 원 할인해 준다. |
27일 국내 완성차기업 5곳의 2019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들여다보면 현대차가 판매비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2019년에 광고선전비 및 판매활동촉진비, 판매수수료, 판매보증비용 등으로 모두 2조6427억 원을 썼다. 전체 매출의 5.3%에 이르는 수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내는 만큼 판매비 규모도 가장 크다. 대리점 등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에만 9315억8100만 원이 들어갔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올해 1~3월 국내 판매량은 15만9061대로 같은 기간 다른 4곳 완성차기업의 판매량을 모두 더한 판매량(17만3289대)과 맞먹는다.
물론 2019년 3분기에 국내와 미국에서 ‘세타2 엔진’ 대규모 리콜사태가 불거지면서 품질비용에 큰 돈을 쓴 점도 판매비에 영향을 줬다. 품질보증비용은 2018년 1조1386억 원에서 2019년 1조3742억 원으로 2300억 원가량 증가했다.
기아자동차가 현대차 다음으로 2019년에 가장 많은 판매비를 지출했다.
기아차는 광고선전비, 판매활동촉진비, 판매보증비로 2019년에 모두 1조8406억 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매출에서 5.4%에 이르는 돈을 판매비에 쓴 셈이다. 매출에서 판매비가 차지하는 비중만 놓고 보면 현대차와 비슷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2019년에 신차를 줄줄이 내놓으면서 판매비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자동차회사들은 신차를 내놓았을 때 판매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판매비를 늘리는 경향을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2019년 판매비는 2018년과 비교해 각각 11.5%, 5% 늘었다.
쌍용자동차는 매출 대비 판매비 비중이 5곳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촉경쟁에 따른 출혈이 가장 컸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쌍용차는 2019년에만 신차 2종을 내놓았는데도 판매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판매비를 상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2019년에 전체 매출의 8.6%를 판매비(판매보증비, 판매수수료, 광고선전비)로 썼다. 세 항목을 모두 더하면 3126억4400만 원에 이른다.
2019년 판매비 규모가 2018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회사도 있다.
▲ 기아차는 4월에 카니발을 최대 150만 원 깎아준다. |
르노삼성자동차는 2019년에 광고판촉비와 판매컨설팅, 품질보증비 등에 모두 3443억3296만 원을 썼다. 같은 항목의 2018년 지출비는 3649억8420만 원으로 판매비가 5.6%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2019년에 부분변경모델을 빼놓고는 신차 출시가 없었던 만큼 판매비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도 판매비가 줄었다. 한국GM은 2019년에 2018년보다 800억 원가량 적은 돈을 판매비(판매보증비, 광고선전비, 판매수수료)로 지출했다.
국내에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드는 탓에 완성차기업들의 판촉경쟁도 뜨거워지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국내 완성차기업 5곳의 올해 1~3월 합산 내수판매량은 28만3천여 대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8% 뒷걸음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