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영등포민자역사를 운영하며 특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롯데역사주식회사로부터 제출받은 '영등포민자역사의 최근 3년 동안 임대매장의 계약현황' 자료에 따르면 롯데그룹 총수 일가와 연관된 매장은 2013년과 2014년 6개(롯데리아 2개, 엔제리너스 2개, 유원정, 향리), 2015년 4개(롯데리아2개, 유원정, 향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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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
롯데역사는 영등포와 대구에서 롯데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철도공사가 자본금 57억원(31.7%)을 출자해 만든 한시법인이다.
변 의원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영등포민자역사에서 운영하는 매장들 가운데 유원정과 향리의 수수료가 15% 로 전체 임대매장의 평균수수료(19.6%)보다 0.6~5.1% 낮다고 지적했다.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씨 맏딸 장혜선씨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운영한 엔젤리너스 2곳의 수수료율도 15%로 같은 역사에서 일반인이 운영하고 있는 엔젤리너스 수수료(22%)보다 7%포인트나 낮았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영등포민자역사 매장의 매출합계는 2013년 59억 원, 2014년 50억 원, 2015년 상반기 2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리아(영등포역점)의 경우 전국 115개 임대매장 가운데 ‘연매출 상위 5위’ 안에 꼽혔다. 이 롯데리아 매장은 신격호 회장의 막내딸 신유미씨와 셋째부인 서미경씨가 지분을 소유한 '유기개발'이 운영하고 있다.
유기개발은 롯데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했다고 밝힌 회사 가운데 하나다.
변 의원은 “롯데그룹은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영등포민자역사 매장 임대수수료율을 다른 매장보다 상당히 저렴한 조건으로 임대하고 있다”며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 의원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롯데역사가 롯데그룹 계열사의 문어발 확장에 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손실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2008년 대한화재보험을 인수하기 위해 롯데역사 자금 1410억 원을 롯데손해보험 지분 22%를 매입하는 데 썼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 주가는 7년이 지난 지금 5배 이상 폭락해 롯데역사는 1160억 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
변 의원은 “롯데역사의 영등포민자역사 운영이 2017년 종료되는 점을 고려해 롯데그룹 측과 1160억 원의 손해배상과 관련해 조속히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롯데그룹이 계열사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에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도 코레일은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이는 업무상의 배임으로 수사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등포민자역사는 ‘노른자위 상권’에 위치해 있으며 하루 철도 이용객이 1065만 명에 이른다. 영등포민자역사는 당기순이익만 연평균 590억 원을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