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과 ETN(상장지수펀드)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23일 서부텍사스 원유 선물 가격이 사상 최초로 음수(-)를 보이는 등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져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연계상품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경보를 다시 발령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9일 소비자경보 제도를 도입한 2012년 6월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으로 위험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두 번째 위험경보를 내렸다.
소비자경보는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주의’, ‘경고’, ‘위험’ 3단계로 나뉜다.
20일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가격이 –37.63달러로 전날보다 306% 떨어졌고 21일에는 서부텍사스산 원유 6월물 및 7월물 가격은 전날과 비교해 각각 43.4%, 28.9% 하락했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ETN 등 관련 상품 가격이 급락하고 괴리율은 급등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므로 최고수준인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다시 한 번 발령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폭락하며 유가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에 몰리면서 괴리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괴리율은 시장가격(ETN 가격)과 지표가치(원유 선물 가치)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지표로 괴리율이 양수(+)이면 시장가격이 과대평가됐다는 의미다.
22일 기준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연계상품의 괴리율이 레버리지 ETN은 최대 1,044.0%, ETF는 최대 42.4%다.
1차 소비자경보가 내려질 때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ETN 괴리율이 35.6%에서 95.4%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올랐다.
금감원은 “최근 원유 선물 가격이 급락해 내재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이 관련 상품에 몰리면서 파생상품의 시장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