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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이스타항공 노조 반발과 정부 고용유지 원칙에 구조조정 고전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20-04-23 14: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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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이스타항공의 생존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힘쓰고 있지만 노조 반발과 정부의 ‘고용유지’ 대원칙 등으로 마지막까지 구조조정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노사 협의를 통해 24일 희망퇴직 명단을 확정하기로 했지만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 정리해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노조 반발과 정부 고용유지 원칙에 구조조정 고전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스타항공은 직원 20%가량인 350여 명을 희망퇴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신청자가 적어 희망퇴직 접수기간을 16일에서 24일로 한차례 연장했다.

여전히 신청자 수는 회사의 목표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타항공은 3월24일부터 모든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에 들어갔으며 희망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과 동시에 보유한 리스 항공기 일부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데다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 코로나19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제주항공이 29일 잔금 납부를 끝으로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는 만큼 대주주 변경 이전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든 사전작업을 마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뒤 경영진을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최 사장으로선 마지막 ‘임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많은 시간을 참으며 사용자측과 대화하고 양보도 했지만 회사는 결국 목숨줄까지 내놓으라며 정리해고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했다.

회사가 제주항공에 인수되기 전에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최 대표는 그동안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이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지만 노조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최 대표는 3월에 “지금 위기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더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재(항공기) 운영만으로도 막대한 피해가 누적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모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회사의 존립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지원하겠다면서도 고용유지를 대원칙으로 내걸면서 명분 차원에서 최 사장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노조는 그동안 정부에 항공회사들에게 자구노력만 강조하지 말고 고용유지 및 지원책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전국공공운수노조는 더 나아가 고용유지 대책뿐 아니라 현재 해고가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들에도 제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전국공공운수노조는 22일 정부의 비상경제회의 대책이 발표된 뒤 “고용조정이 먼저 이뤄지고 있는 중소기업은 지원액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자들은 여전히 해고를 선호하고 있다”며 “해고금지 조치를 먼저 내린 뒤 지원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정부안이 아직 구체적 실행방안은 없는 만큼 당장 이번 희망퇴직 계획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고용유지기금을 마련해 고용안정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일부를 회사가 부담해야하는 만큼 현재 회사의 경영사정상 이를 적용하기에는 시기적으로나 자금 측면에서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 영업중단 등으로 채무변제능력을 회복하기 어려우며 금융기관 차입과 신주 발행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만큼 이스타항공의 재무체력은 바닥이 났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노조와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이스타항공의 인력 구조조정에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이 갈등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뒤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와 함께 이스타항공의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법률대응, 정치권 대응, 현장투쟁, 집회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며 “만약 해고가 진행된다면 복직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직 이스타항공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타항공과 관련해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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