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우리은행을 넘보고 있다. 새해 벽두 우리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다. 우리 나라 최초의 '어슈어 뱅크'(은행을 소유한 보험사) 탄생을 위한 도전이다. 이 도전 너머에는 경영권 승계까지 고려한 큰 그림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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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업계 1위로 나아가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 업계에서 한화생명과 2~3위를 다툰다.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보험과 은행의 시너지효과로 독보적 2위 자리를 굳힐뿐만 아니라 1위인 삼성생명의 자리도 엿볼 수 있다. 보험이 은행의 고유업무인 지급결제 등이 가능해지면 보험 업무에서 편의성이 대폭 증가할뿐만 아니라 상품의 폭도 넓어진다. 우리 은행의 전국 지점망 역시 교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제도 많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자금 동원력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넘어야 할 걸림돌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의사를 밝힌 것은 이런 걸림돌에 대해 어느 정도 검토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우리나라 최초의 어슈어 뱅크에 도전하고 나선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환갑을 넘긴 신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곧 자산승계율 0%인 교보생명에 대한 고민을 풀 수 있는 해결책으로 우리은행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의 아들 신중하(34), 신중현(32) 씨는 교보생명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 두 아들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며 다른 회사와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교보생명 지분은 33.78%로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 코세어 캐피탈,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28.77%가 우호지분으로 분류돼 경영권을 위협받지는 않는다. 다만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상장 후 기업공개로 주식 가치를 높여 차익을 추구하려 할 수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어떤 장치도 마련되지 않는 교보생명은 신 회장에게 부담이 된다. 현재도 신 회장의 지분 가치는 2조원을 넘어선다. 승계 과정에서 높은 증여세가 예상된다. 하물며 상장으로 주가가 더 오르면 증여세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지주사 전환이다. 인적분할 형태로 지주회사를 설립해 대주주 지분을 지주회사 지분으로 바꾸면 대주주의 지배구조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보험, 은행은 물론 교보증권과 우리카드를 포함해 종합금융그룹이 된다. 두 기업의 자회사를 합하면 12개로 그 규모도 만만치 않다. 교보생명이 이렇게 세를 불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신 회장은 지주회사 회장이 되고 후계자가 교보생명 CEO가 될 수 있다.
교보생명의 신 회장은 생명보험사들 중 유일한 오너CEO다. 동시에 교보생명은 삼성, 한화 등 라이벌 기업과 달리 여전히 비상장기업으로 남아있는 생명보험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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